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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툭하면 먹통' 키움증권, 3년간 18차례 접속오류…업계 1위 맞아?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10-16 08:56


키움증권에서 연이은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해 온라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됐다. 주식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최근 3년간 총 18차례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해 증권사 가운데 '최다'라는 오명을 쓴 것.

잦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의 시장진입으로 이뤄낸 호실적에도 웃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이현 키움증권 대표의 연임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진 분위기다.

최근 3년간 시스템장애 18회 '최다'…올들어 9건이나 발생

키움증권의 비대면 거래방식인 '영웅문'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2018년부터 올해 9월말까지 총 18회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해 증권사 중 최다를 기록했다. 이 기간 2111건의 민원이 접수됐으며 피해 보상 금액 규모만 60억 9500만원에 달한다. 보상 금액 역시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시스템 장애는 2018년 5건, 2019년 4건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9건이나 발생해 평균 월 1회씩 '먹통'이 됐다.

다른 증권사와 비교하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9배가 넘는 시스템 장애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은 전산시스템 개선을 위해 약 821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한 바 있다.

키움증권의 시스템 장애들은 짧게는 수십분에서 길게는 1시간 가량 이어졌다.


최근 발생한 사고는 지난달 28일에 일어났다. 이날 오전 9시 개장 직후부터 약 1시간 정도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영웅문S' 접속이 지연되는 등 오류가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장 초반 주문과 계좌 잔고 확인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불편이 컸다. 일부는 키움증권 홈페이지 등에 '접속이 불가능해 제때 매도하지 못하면서 손해가 발생했다'는 항의 글을 쏟아냈다.

투자자 김모씨는 "접속이 계속해서 안되어 스마트폰의 작동 불량인 줄 알고 여러 번 껐다켜다를 반복했다"며 "나중에서야 뉴스를 보고 증권사의 문제인 줄 알았다"고 전했다.

또다른 투자자 강모씨는 "사전 공지도 없었고 가뜩이나 주말과 휴일에 투자 소재가 있어서 월요일 오전에 매도를 하려했는데 먹통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밖에 "키움은 그냥 그렇게 쓰는 것", "다른 증권사 어플로 옮겨갈 때", "집단 피해보상 소송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등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이날 접속 오류가 발생한 지 20여분이 지난 뒤 키움증권측은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빠른 시간내에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해외 거래시스템도 '불안'…'툭하면 사고'에 투자자들 피해 우려

키움증권의 거래 시스템 오류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용에서도 발생했다. 키움증권 HTS에서 고객이 보유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식이 자동으로 매도되는 사고가 일어난 것.

업계와 투자자들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이 5대 1로 액면분할한 이후 첫 거래일인 8월 31일 키움증권 HTS에서 일부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이 액면분할가에 준하는 가격에 자동으로 매도됐다. 해당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보유한 주식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처분된 셈이다.

키움증권은 "HTS 부가 서비스 기능인 '서버 자동감시 주문' 기능을 이용하는 고객들 가운데 일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고객이 테슬라 주식을 재매수할 수 있도록 관련 피해 보상을 마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서버 자동감시 주문은 사용자가 미리 저장해둔 감시 조건과 주문 설정에 따라 자동으로 주문을 넣는 서비스다. 기존 주식 1주를 5주로 액면 분할하면서 주가가 5분의 1이 되자 HTS에서 이를 주가 급락으로 인식해 자동 매도하는 오류가 있었다는 게 키움증권의 설명이다.

다만 키움증권 관계자는 "부가 서비스 기능 일부가 원인이었던 만큼 HTS 시스템 전반의 오류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거래용 MTS인 '영웅문S글로벌'에서 계좌에 접속이 안되는 등 오작동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영웅문S글로벌은 미국시장 장전거래(프리마켓) 시간인 3월 9일 밤 11시부터 서버 접속과 주문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키움증권은 밤 11시 30분쯤 안내문을 통해 "미국주식 거래량 증가로 인해 일부 고객님들 영웅문S글로벌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며 "PC용 HTS 영웅문G에 접속해 주문하거나 야간데스크로 전화주면 유선으로 주문접수하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당시 미국 뉴욕증시가 개장 직후 폭락을 하자 불안감을 느낀 국내 고객들이 일시적으로 키움증권 MTS에 접속하면서 서버가 마비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키움증권의 국내외 주식 거래 시스템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한 투자자는 "증권 거래 어플은 안정성이 생명이다. 이처럼 툭하면 사고가 발생하는데 불안해서 이용하겠냐"며 "일반적으로 주 초반이나 장 초반에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이는데, 오류 발생시 자칫 단타 투자자들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라인 위탁매매 1위 업체에 걸맞은 서비스 개선 및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접속 오류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올 초 변동성이 컸던 장 때문에 회선 증설, 서버 확충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했다"며 "IT 투입 예산도 늘리고 데이터센터인 IDC센터도 추가하는 등 접속량 면에서 발생할 문제들에는 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4조 2472억원을 기록해 2019년 한 해 매출액(2조6282억원)을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69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2060억원)대비 30.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217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27% 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 그중에서도 2030세대들이 주식거래에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키움증권 주식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최근 3년간 총 18차례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해 업계 최다라는 오명을 썼다. 이처럼 잦은 시스템 장애 사고에 키움증권 이용자들의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전 접속 오류가 발생한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영웅문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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