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의 '새 기기 변경' 혜택을 두고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들이 교체 대상으로 지정한 모델이 출시 후 일정 기간이 지나 단종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그램 가입자들은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도 제대로 된 보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겪게 됐다.
LG전자의 V50은 지난해 5월 출시된 모델로, 후속작인 V50s 역시 다음 달이면 출시 1년을 맞는다. 현재 LG유플러스에서 V50s의 공시지원금은 60만원으로 LG유플러스 판매 모델 가운데 최고액이다.
중고폰 가격보장 프로그램이란 24개월 간 매월 요금을 납부한 가입자가 사용중이던 기기를 반납하고 정해진 모델로 기기변경을 진행하면 출고가의 최대 40%를 보장해주는 서비스다. A씨의 경우 매월 4800원씩 11만5200원을 납부했음에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시 후 1년이 지난 구형 모델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난 데에는 해당 프로그램이 교체 대상으로 정한 모델이 단종됐음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가 사전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가 가입한 프로그램은 'V40 후속 V 또는 G 시리즈'로의 기기변경이 조건으로 정해졌었다. 하지만 LG전자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V와 G 시리즈를 사실상 단종시켰다. 불가피한 상황 변동이 생겼음에도 LG유플러스는 거듭된 고객 질의에 V50 또는 G 시리즈로의 기기변경 시에만 보상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기기 출시 예정 사항에 대해서는 제조사에 따로 문의를 해야 한다는 설명만을 반복했다.
A씨는 "얼핏 보면 보상 프로그램이 가입자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통신사와 제조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이중 구속 장치"라면서 "단종된 모델로의 교체 강요는 사용중인 기기 할부금을 저당 잡고 강매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고객센터에서 잘못된 내용을 안내해 생겨난 오해라고 해명했다. 실제 V40 모델을 대상으로 하는 중고폰 가격보장 프로그램은 V50 시리즈 뿐 아니라 올해 출시된 LG벨벳이나 조만간 출시된 예정인 '윙' 모델까지 교체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 출시 당시 안내된 상품 설명을 기초로 고객센터에서 설명을 잘못한 부분이 있다. 오해가 없도록 고객센터에 다시 교육하겠다"면서 "홈페이지 상품 설명 역시 제조사의 상황 변화에 맞게 업데이트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통신사들의 보상·렌탈 프로그램은 점차 활성화되는 추세다. 5G 스마트폰이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로 최신 스마트폰 가격은 200만원대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최신 스마트폰은 출시 직후 1~2년 사이에 급격한 감가가 이뤄지는 특성도 함께 지닌다.
이처럼 최신 스마트폰 기기를 사용하고 싶지만 부담스러운 가격 탓에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에게 이동통신사는 보상·렌탈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중고폰 시세보다 높은 보상금을 책정한 뒤 기기 변경을 유도한다. 보상·렌탈 프로그램은 중고폰 가격이 30% 이하로 떨어지는 1~2년 사이 출고가의 40~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보상·렌탈 프로그램 가입 기간 동안 해당 통신사의 가입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통신사로의 변경은 불가능하다. 조건 역시 까다로워 제품을 사용하다 분실하거나 반납 시 기기 상태가 좋지 않으면 할부 금액 전부 또는 일부를 배상해야 한다. 반납 이후 동일한 통신사와 제조사의 스마트폰만을 구매해야 하는 것도 기본 조건이다. 사실상 한 고객을 4년 간 일정 이동통신사와 제조사에 묶어 두는 셈이 되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보상 프로그램 가입 후 지불하게 될 요금이 가입 전보다 더 비싼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여러 환경에서 제공되는 혜택과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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