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첫 발행 이후 12년간 시중에 풀린 5만원권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재 가계, 기업 등의 금고나 장롱에서 잠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선진국의 최고 액면가 화폐들과 비교해 유난히 환수율이 낮은 것으로, 음성 거래를 위한 5만원권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세청도 이런 지적에 "수상한 현금거래 정보 수집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들어 7월까지 환수율은 31.1%(환수 4조7602억원/발행 15조3036억원)로, 2014년(연간 환수율 25.8%)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5년 같은 기간(1∼7월)과 비교해 올해 발행액은 최대인 반면, 환수액은 최소 수준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광재 의원은 "부동산 다운계약 등 음성적 거래가 암암리에 퍼지고 있는 사실을 고려하면, 5만원권의 낮은 환수율이 단순히 현금보유 성향의 증가 때문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은 자료를 보면, 미국의 최고액권 화폐인 100달러의 환수율은 2015년 79.4%, 2016년 77.6%, 2017년 73.9%, 2018년 75.2%, 2019년 77.6%로 줄곧 70%를 웃돌고 있다.
유로지역 최고액권 화폐 500유로의 환수율도 2015년 95.8%, 2016년 151%, 2017년 117.8%, 2018년 94.5%로 90%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액화폐 수요 증가 원인은 저금리 기조도 있지만, 탈세의 목적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정보분석원의 여러 분석 자료, 현금 영수증 등의 정보 수집을 강화해 현금 거래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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