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 매출은 늘었으나 투자·고용엔 '인색'

이미선 기자

기사입력 2020-09-01 13:04


우리나라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기업들이 지난해 국내에서 많은 수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내 기업이 수익성 악화에도 투자와 고용을 확대했지만, 외국계 기업은 매출과 수익은 늘었으나 평균 투자와 고용은 감소한 것이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내 외국계 기업(공동지배 제외) 43곳의 실적과 투자, 고용 현황을 최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투자액(유·무형 자산 취득액)은 3조4985억원으로 지난 2018년 대비 25.5% 감소했다. 이들 기업의 직원 수 역시 8만6187명으로 전년보다 4.3% 줄었다.

반면 이들의 지난해 매출은 총 149조3328억원, 영업이익은 5조417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8% 7.4% 올랐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2018년보다 0.1%포인트 높아진 3.6%를 기록했다. 즉 지난해 외형 확장과 이익 개선을 이뤄냈음에도 투자와 고용 등 국내 기여도는 더 낮아진 것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전년보다 매출은 비슷하고 영업이익은 142조909억원으로 30% 이상 급감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투자액(161조9833억원)과 고용(146만5294만원)을 각각 1.8%,1.7% 확대한 것과 비교된다.

2018년 외국계 기업 내 투자액 기준 '톱3'를 차지했던 에쓰오일(S-Oil), 코스트코코리아, 코닝정밀소재가 지난해 일제히 투자를 줄였다. 2019년 에쓰오일의 투자액은 8276억원으로 2018년(2조417억원) 대비 59.5% 감소했다. 코스트코코리아(770억원)와 코닝정밀소재(1800억원)는 투자액이 각각 81.7%, 38.9% 감소했고, 같은 기간 씨앤에스에너지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투자액이 80% 이상 줄었다.

직원 수는 조사대상 43곳 중 16곳은 지난해 총 1188명으로 늘렸으나, 19곳은 5102명을 감축했다.

이 가운데 한국GM의 직원 수가 업황 악화와 구조조정 여파로 2018년 1만2424명에서 2019년 8914명으로 28.3%(3510명) 줄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와 고용을 동시에 축소한 외국계 기업은 에쓰오일을 비롯해 코닝정밀소재 한국쓰리엠, 금호타이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5곳으로 나타났다.

한편 외국계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여전히 평균 80%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43개 외국계 기업의 배당금 총액은 2조8287억원으로 2018년 대비 1.6% 줄었으나, 당기순이익 감소 영향으로 평균 배당성향은 2018년과 비교해 0.7%포인트 높아진 80.7%였다.

이중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지난해 순이익(3144억원)의 2.1배인 6550억원을 배당해 배당 성향이 무려 20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오비맥주(160%), 도레이첨단소재(110.7%),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100%), 한국토요타자동차(100%),유한킴벌리(99.9%), 노벨리스코리아(96.8%), 동서석유화학(93.7%), 한국무라타전자(87.4%) 등이 배당성향 상위 10위를 형성했다.

외국계 기업의 지난해 기부금은 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늘어났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5%로 2018년과 동일했다. 또한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0.1% 선인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1년 사이 쥴릭파마코리아의 기부금이 83.5% 감소했으며, 동양생명(-77.9%), 푸본현대생명보험(-69%), 한국GM(-59.2%), 한국무라타전자(-50%) 등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기부액을 줄였다.

특히 외국계 주류업체들을 보면 네덜란드 맥주 업체인 하이네켄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하이네켄 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228억원에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 이를 통해 하이네켄 네덜란드 본사가 받은 배당은 296억원이다. 그러나 하이네켄 코리아는 지난해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전자공시 시스템을 통해 사업보고서를 제공하며 기부금을 공개하는 국내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다.

또 롯데칠성과 일본 주류업체인 아사히그룹 홀딩스의 합작법인 롯데아사히는 지난해 623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97억원을 기록했으나, 롯데아사히의 대주주인 롯데칠성과 아사히가 받은 배당은 33억원이다. 롯데아사히가 국내에 낸 기부금은 48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외국계 주류업체의 영업은 국내 주류업체의 모습과는 크게 대비된다.

국내 대표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조350억원 매출에 8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로 인해 주주들이 받은 배당은 489억원으로, 기부금은 16억8000만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부금을 내야 한다는 법적인 의무는 없지만,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막대한 영업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