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들 2분기 매출도 70% 급감 전망…국내 1위 하나투어는 3개월간 무급휴직

이미선 기자

기사입력 2020-06-01 14:29


코로나19 감염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대형 여행사들의 2분기 매출이 70% 넘게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하나투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전망치는 5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37억원) 대비 74.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1분기 132억원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올해 1분기에는 27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모두투어의 2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146억원으로 2019년 2분기(706억원)보다 79.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손실은 11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2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올해 1분기 14억원 적자와 비교해도 대폭 커진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외에도 롯데관광개발이 76억원의 적자를 냈다. 레드캡투어와 세중 등의 여행사는 각각 71억원, 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흑자폭이 줄었다. 롯데관광개발 등을 비롯해 다른 여행사들도 2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지난 5월 말 하나투어의 주가는 4만600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20.5% 떨어졌고, 모두투어는 32.7%, 참좋은여행 17.2%, 레드캡투어 16.0%, 노랑풍선 10.0%, 세중 7.05%, 롯데관광개발 4.2% 각각 하락했다.

해외여행을 가려는 출국자는 지난 4월 3만14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4만6417명)과 비교해 98.6% 급감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만9415명으로 98,2% 줄었다.

전 세계적으로 국경이 봉쇄되고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진 데다 국경을 넘나들 때 2주간 자가격리 조치까지 취해져 당분간 해외여행을 나가는 내국인이나 국내 여행을 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6월 들어 국내에서 일부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다시 시작되고 유럽 일부 국가가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으나 아직 해외여행을 재개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에 여행사들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 패키지상품 판매 등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6월부터는 휴가철에 해외여행을 가려는 관광객들이 패키지 상품 등을 예약하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패키지 상품 예약 증감률은 -99%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하늘길이 열리지 않았고 해외에 나가봤자 2주간 자가격리가 필수이기 때문에 여행사들은 사실상 휴업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사실상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국내 여행 활성화에 나섰다.

당초 지난달 30일부터 6월 14일 2주간 예정됐던 비성수기 여행주간을 오는 20일부터 7월 19일까지로 확대하고 최대 4만원의 숙박 할인쿠폰 100만개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관광 내수 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여행사들은 이에 호응해 지방자치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새 여행상품을 개발하거나 골프·호텔 숙박 등과 연계된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해외여행과 비교해 수익성은 떨어지나 현재의 상황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다.

그러나 최근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에 이어 부천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며 국내 여행에 대한 기대마저 꺾이고 있다.

여행사들은 이와 같이 총체적 난국인 상황에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때까지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거나 무급휴직 등을 시행하며 비용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국내 1위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6월부터 3개월간 무급 휴직을 실시한다. 다른 여행사들도 대부분 8~9월까지 휴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여행사들은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해 버티고 있지만 상당수 영세 여행사는 사업주가 10%를 분담해야 하는 부담때문에 아예 고용유지지원금조차 신청하지 않고 있다.

한편 관광객 급감으로 여행사와 함께 면세점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공항 면세점에 이어 시내 면세점 휴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부터 롯데면세점은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 시내점 임시 휴업에 들어갔으며, 신라면세점 제주점도 한달간 문을 닫고 향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세계면세점도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에 강남점과 부산점을 휴점하기로 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호텔신라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추정치는 840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38.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39억원으로 2019년 2분기 792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운영 악화에 신세계의 2분기 매출 추정치는 1조23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고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80.3%나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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