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면 어깨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어깨 유착성 관절낭염은 '오십견'이라 불릴 만큼 50대의 발병율이 높은 질환이지만, 40대 19%(8788명), 30대 6.1%(2815명) 환자가 25.1%나 차지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30~40대 오십견 환자수는 2015년(1898명)과 비교해 2019년(2843명)에는 무려 50%가 증가했고, 최근에는 '삼십견'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젊은 층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정구황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근육과 혈관이 수축되어 근육의 유연성은 감소하고 혈액순환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아 관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이맘때면 어깨 통증으로 내원하는 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는데, 해당 질환으로 내원하는 실제 환자의 비율을 보면 50~60대 여성이 가장 많은 편이나 최근 들어 젊은 층에서도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 오그라들어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실제 환자의 통계 자료를 보면 50대 환자가 가장 많고,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오십견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집안일 등으로 인한 어깨의 반복적 사용과 폐경 이후 관절을 보호해주는 여성 호르몬이 감소해 뼈와 관절 건강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폐경기 이후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관절과 연골이 외부 충격에 취약해지고 손상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에는 '삼십견'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30-40대 젊은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스마트폰과 컴퓨터, 스포츠활동 등으로 인한 어깨사용 증가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십견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병하는 일차성 오십견과 특정 질환이나 외상 등이 동반되어 발생하는 이차성 오십견으로 나뉜다. 일차성 오십견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수개월 이내에 저절로 치유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자연회복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고, 자연치유가 되더라도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치유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정구황 원장은 "중년 이후 어깨 통증을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여겨 방치하다 다른 어깨질환으로 발전하거나, 통증으로 인해 아픈 팔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어깨의 운동제한이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같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오십견 증상이 심하거나 회전근개 파열이나 어깨충돌증후군 등 다른 질환을 동반한 이차성 오십견의 경우라면 가능한 빨리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젊은 층의 경우,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상태를 완치된 걸로 짐작하고, 치료를 지속하지 않아 증상이 악화되거나 추후 어깨 관절의 범위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같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소 생활습관을 올바르게 유지하고, 주기적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어깨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특히 볼링이나 배드민턴, 골프와 같이 상체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하기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어깨 주변 근육을 풀어주고, 인대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의 차이점은?
특별한 외상 없이 일정기간 어깨가 아픈데, 오십견이 아니라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두 질환 모두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렵고, 야간통이 있는 등 증상이 유사해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한다. 두 질환을 구별하는 가장 큰 차이점으로 오십견은 어떤 방향으로 팔을 올리거나 돌려도 어깨 전체가 아프고, 타인에 의해서도 어깨 운동이 재한된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초기에는 팔을 움직이는데 통증은 있지만 제한은 없고, 말기에는 팔을 들어올리지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도와주거나 안 아픈 팔로 들어올리면 어느 정도 올릴 수 있다.
오십견의 경우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 가능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파열된 상태를 오랜 시간 방치하면 파열 부위가 넓어져 회전근개 봉합이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초기 치료가 중요한데, 환자들이 오십견으로 오인해 증상을 방치하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구황 원장은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은 증상이 유사해 일반인들이 구별하기 쉽지 않다. 가벼운 어깨 통증이라도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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