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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높아진 국격, 대한민국 명품 관광브랜드로 활용하자!"
작금의 상황을 두고 "이제 세상은 BC(Before-Corona)와 AC(After-Corona)로 나뉜다"는 어느 과학자의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간단한 문장 속에는 향후 인류 행동의 지침, 누구도 예외 없이 즉각 순응해야 한다는 의미까지 내포 되어 있다.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시대, 지구촌이 당장 초유의 일들을 겪기 시작했다.
잔인한 봄은 애꿎은 봄꽃에게 마저도 영향을 미쳤다. 그간 관광홍보에 열을 올려 온 우리 지자체들이 올 봄에는 태도를 확 바꿨다. 역병창궐을 우려한 나머지 화사한 봄꽃 밭을 갈아엎는 등 극단적 선택까지 펼치며 관광객의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불과 서너 달 전만 해도 상상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그만큼 이번 역병사태가 매우 절박하게 다가온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관광업계
'코로나19' 여파는 그야말로 전 방위적이다.
그 중 대표적으로 직격탄을 맞은 분야가 관광이다. 그 피해는 심각하다.
올 3월 기준 세계 150개국이 여행제한 조치를 취했고, 53개국은 국경을 완전히 폐쇄했다. OECD회원국만 놓고 봐도 타격이 즉각적이고 심대하다. 관광산업은 OECD회원국 GDP의 4.4%, 고용평균 6.9%를 차지한다. OECD는 코로나19사태가 7월부터 회복될 경우 올해 국제관광의 45%, 9월 회복 시 70%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행의 근간을 이루는 여행사, 항공, 호텔, 운송은 물론 MICE, 축제, 공연관광 등 어느 한 분야 성한 데가 없다.
중견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 인사는 "대한민국 여행 산업이 완전 초토화 되었다"며 참담한 업계 상황을 전했다. 지난 해 17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던 인바운드 시장, 2871만 명이 해외여행을 떠났던 아웃바운드 시장 모두가 셧다운 상태이고, 간헐적으로 이어지는 내수관광 역시 여행자 스스로 떠나는 분위기가 많아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이다. 그나마 대형 여행사들은 순환 무급휴직 등 마른수건을 쥐어짜가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고 있지만, 대다수 영세업자들은 차라리 문을 닫는 게 수월한 실정이다.
호텔 등 숙박업체도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고사하고 내국인도 여행을 자제하는 상황이라 유지비용 조차도 감당이 안된다. 이에 비지니스급호텔은 물론 일부 특급호텔 마저도 숙박영업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인 MICE분야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규모 회의, 전시, 단체 인센티브관광 등 군집형 비즈니스가 주요 영역인 터라 당장 사회적 거리 두기의 쓰나미를 피할 재간이 없다.
관광업계에서는 코로나19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산업생태계의 고사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그 중 항공분야도 대표적이다. 항공은 여객운송 뿐만 아니라 물류수송도 커서 수출대국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잘 보호해야 할 영역중 하나다.
정부의 지원정책은 적절한가?
지금껏 우리나라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그 결과 자랑스럽게도 전 세계가 인정하는 모범 답안을 제시하는 중이다. 이처럼 의료분야의 선제적이고 성공적 대응과는 달리 여타 일반 대응책은 아직 흡족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긴급재난기금을 두고서는 더욱 그러하다. 정치권이 결과적으로 시간 끌기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기금 즉각 지급'이라는 여야의 한목소리는 위기국면에 지친 국민들에게는 작은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 약속이 말의 성찬이 되고 있다. 제일 먼저 '전 국민에게 50만원 지원'이라는 약속을 외쳤던 미래통합당은 선거 후 입장을 바꿨다. 국민 모두에게 다 줄 수 없고 소득 하위 70%에게만 지급하자는 정부 안에 동의를 하고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전 국민 100만 원 지급과는 편차가 크다. 따라서 이견을 좁히는 과정에서 시간을 허비할 공산이 커졌다. 빠른 추경안 처리로 과감하고도 신속한 지원이 이뤄져야 할 마당에 대단히 유감스런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총선 결과를 두고 전열을 정비해야 할 정치권도 경황이 없겠으나, 다급한 처지를 따지자면 코로나19 쓰나미로 고통 받는 국민들에 바할 바 아니다. 총선결과는 여러 분석을 떠나 일단 자업자득이다. 국민들은 오늘의 모습을 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각국의 정부가 위기상황에서 돈을 아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재정적자를 우려한 나머지 나라의 경제토대를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국가경제, 세계경제에 '지속가능한 발전'의 담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제는 글로벌 트렌드와 정책 관점이 바뀌어 가고 있다. 우리 정부도 IMF가 세계 각국에 던진 이 같은 권고를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어려울 땐 상식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지금은 그 누구도, 단 한 차례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와의 전쟁 중이다. 복지차원이 아니라 긴급 재난기금지원 문제다. 사후약방문은 필요없다.
금번 코로나19사태를 맞아 문체부의 관광업계에 대한 지원은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사태를 겪으며 얻은 위기관리 내공을 발휘하는 중이다.
▲무담보 특별융자 시행(총 1,000억 원), ▲관광기금상환유예(총 2,000억 원), ▲일반융자 규모 확대(4,800억 원 → 5,250억 원), ▲특별고용유지업종 지정(여행업, 관광숙박업), ▲호텔등급제도 유예, ▲유원시설 안전성검사 수수료 감면, ▲ 방역물품 지원 등 21건에 이르는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이중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 사업에는 최근까지 여행업계 4,919개사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다. 이는 메르스 당시 294개사 신청 건에 비하면 무려 16.7배가 증가한 것이다. 그만큼 금번 코로나19사태의 심각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하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 이 정도로는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예산 등 정부의 입장도 있겠지만 이 정도 가지고는 상황 타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보다 실질적이고 과감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정책이 그 생명력과 가치를 지니려거든 시장이, 소비자가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담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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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우리 사회와 인류에게 던진 키워드 중 하나는 공존이다. 지구촌은 하나라는 점. 위기에 함께 대처하고 솔루션을 공유하며 극복 이후 평온함을 그 과실로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퍼 전염병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공동운명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교훈도 함께 얻었다. 더불어 우리에게는 우리의 현 좌표도 '자각'케 해주었다.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조건도 예외도 없다. 이는 도태와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 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적응하는 과정이 결코 간단치는 않겠으나 꼭 부정적일 수만은 없다.
일단 최근 주목할 만한 상황 하나가 눈에 띈다. 관광업계의 현안으로 떠오른 오버투어리즘 문제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이탈리아 베니스운하의 물색깔이 몰라보게 맑아졌다거나, 제법 번화한 도시에까지 야생동물 출현이 늘고 있다는 소식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인간이 떠난 자리에 본래 자연이 채워진 셈이다. 불과 2~3개월 만에 자연의 놀라운 자정능력이 발휘 된 것이다. 대자연이 인간에게 오버투어리즘의 해법을 쉽게 가르쳐 준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순기능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우리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격 확인이다.
요즘 '한국에 태어나서 다행이고 자랑스럽다' '우리가 이 정도였어?'라는 얘기를 심심찮게 듣게 된다.
최근 귀국한 한 공공기관 주재원은 "정말 우리나라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고 토로 했다.
참으로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요즘엔 그간 일각에서 들려오던 '헬 조선' 소리도 잦아들었다. 물론 고용 확대, 우리 사회 양극화 간극 좁히기 등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코로나19가 몰고 온 반갑고 뿌듯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늘 우리 보다 한 수 위로 여겨왔던 일본과 유럽국가, 미국의 민낯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이 또한 수확이다.
그렇다면 뉴노멀시대 관광산업은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까?
그 솔루션이야 지속적으로 찾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다만 당장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얻게 된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부터 십분 활용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스크린, 음악, 드라마 등 다양한 대중예술 분야에서 당당히 세계인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이번 기회에 첨단 의료기술과 ICT 등의 기술력과 더불어 우리 정부의 투명성,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까지 인정받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그랜드슬램이라도 달성한 듯 으쓱해진다.
이처럼 높아진 국격과 국민개개인의 자존감을 바탕으로 믿을 수 있는 코리아브랜드를 제대로 활용해보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세계 최고의 '안심여행지'로 홍보하고 자리매김 해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뉴노멀 시대, 이제는 생활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 되어야 할 판이다. 결국 명품화, 자연친화가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해답이다. 더 이상 숫자에 매달리는 양적 성장정책을 지양해야 한다. 상당기간 경제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우리 국민이나 정부 모두 다운사이징 경제에 익숙해져야 한다. 과도한 목표 설정을 앞세우고 전진하는 것만이 답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알맹이 부족한 희망고문 대신, 국민의 행복지수 늘리는 알토란같은 관광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관광소비자도 바뀌어야 한다. 배려와 공익정신을 새기는 것은 기본이고, 자랑에 익숙하거나 방전의 여행을 따르기 보다는 충전의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성숙하고 현명한 관광소비자로 거듭 나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고통 받은 기간은 결코 잃어버린 시간만은 아니었다. 이번 기회를 관광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원년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광은 천수답에 다름없다. 늘 외생적 리스크에 취약한 분야다. 때문에 상시적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기구를 출범 시켜야 한다. 영세하고 취약한 관광업계의 안정성 도모를 위해서는 문턱을 크게 낮춘 융자제도와 더불어 재난손실보험제도를 도입할 것도 강추한다.
거시적으로는 관광산업이 당장 기후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더불어 한반도관광활성화는 우리 미래 경제를 일궈낼 긴요한 지렛대이다. 당장 어렵고 험난한 노정일지언정 쉼 없이 노크해야 한다. 소중한 미래가 담겨 있는 바로 우리의 일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상가 장자(莊子)는 "길은 걸어야(다녀서) 만들어진다(道行之而成)"고 주창했다.
뉴노멀시대, 대한민국 관광은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할 판이다.
어떤 길을 어떻게 걸어야 할까.
우리의 브랜드와 자부심으로 '명품 코리아'를 만들어 보자!
김형우 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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