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무기는 인류 발전과 함께 진화되어 왔다.
이러한 현대 무기들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수출에 관여하는 이들이 바로 방산무기 마케터다.
현직 방산무기 마케터로부터 직업적 매력, 전망 그리고 우리나라의 방산무기 현주소 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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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요리 셰프."
한화디펜스에 근무 중인 한지혜 과장(HDI 기획팀)은 방산무기 마케터(이하 방산마케터)라는 직업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방산마케터 8년차인 그녀는 이에 대해 "다소 생소한 재료(방산 장비)를 독창적인 요리법(기획)으로 요리하고, 먹음직스럽게 프리젠테이션(전시, 콘텐츠화)하기 때문"이라며 창의적인 설명을 내놨다.
결국 방산마케터가 하는 일은 무기의 전시, 영상,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요소를 더욱 조화롭고 완성도 있게 하는 것이다.
특히 전시회에서는 위치협상, 스폰서십, 부스 구성, 인력 운용, 장비 대여, 운송, 협력사 관리부터 각종 보고, 출장인원 숙소, 이동계획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 광고, 브로셔 등 제작에도 관여한다.
이에따라 방산마케터의 역할을 위해서는 무기관련 지식은 물론이고 꼼꼼함과 소통력은 필수다.
한 과장은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챙겨야 하고, 여러 분야의 인원들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을 해야 한다"면서 "기능적으로는 전략물자 제도 및 방산제품 수출입 절차에 대한 이해, 주최측 협의를 위한 외국어 능력, 디자인 감각 등이 업무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무 수행에 대한 열정과 작은 부분까지 관심을 두는 섬세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산마케터의 직업적 매력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을 알리는 동시에 수출전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한 과장은 "우리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이 각각 땅, 하늘, 바다에서 국민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이라며 "급속도로 확장되기 시작한 해외시장 개척을 함께 한다는 뿌듯함도 있고, 개인적으로 디자인, 홍보 분야 업무를 좋아한다면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직종"이라고 추천했다.
특히 그는 "대한민국의 효자 방산 수출 품목인 한화방산 K9 자주포를 전시장에 잘 어우러지게 배치하고 나서, 전시장을 찾는 고객에게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어 실전 운용되고 있는 장비라고 설명할 때에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무기·장비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도 직업적 매력으로 꼽힌다.
한 과장은 호주 미래형 장갑차사업(LAND 400 PHASE 3)에 뛰어든 국산 레드백(REDBACK) 장갑차를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차갑고 거대한 느낌의 장갑차를 상대로 전혀 다른 방식의 미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레드백 장갑차는 과거 실용성 위주의 장갑차와 달리 높은 기능성과 디자인 개념을 결합, 제작해 일반인이 보아도 멋진 장갑차"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장갑차를 컴퓨터그래픽(CG) 등 디자인 기법을 활용해 홍보물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업무는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방산마케팅 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이기에 어려운 점은 없을까.
한 과장은 "최근 많이 변화하고 있지만, 업계 특성상 아직 조직 내 남성의 비중이 높다. 그렇다고 여성으로 차별화된 부분을 부각하기보다는 저의 개인 성향을 특화시켜 조금 더 꼼꼼하게 업무를 하려는 습관을 갖고 있다"면서 "다만 여성비율이 높지 않기에 조금 더 저를 기억해준다는 부분은 업무 협력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대기업 수준 연봉…"수출 증가로 해외 홍보 확대돼 미래전망 밝아"
국내 방산마케터의 수는 명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수 십명이 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타 업무와 병행하는 이들이 많아 그 수를 정확히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프리랜서로 일하기보다는 방산업체에 근무하기에 연봉은 대기업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과장은 "연차 및 개인 성과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소속 기업과 직군에 맞춰 비슷한 연봉을 받는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발로 뛰는 방산마케터가 느끼는 국산 무기에 대한 세계적 평가는 어떨까.
통상 우리나라는 방위산업 및 군사력 순위가 모두 세계 10위권 이내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 치중되어 있던 방산 매출 구조도 해외 수출 확대로 다변화되는 추세다.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력으로 해외에서 K(Korea)시리즈 무기가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K9 자주포, KT-1 훈련기, FA-50 전투기 등이 대표적이다. 장갑차, 대공무기, 함정 전투체계 등 방산 선진국의 전유물이었던 분야에서도 국산 장비는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 과장은 국산 무기에 대한 해외 평가가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 2016년 그룹이 해외 마케팅을 본격화하던 시기와 2020년 현재를 비교했을 때, 해외고객들이 인지하는 국내 대표 방산 기업인 한화의 위상이 조금은 달라졌다"며 "한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고객과 유력 방산 업체군 대상으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었지만 그 폭과 넓이가 확연히 확장되었고, 어느 국가의 업체인지를 묻던 일반·잠재 고객들도 이제는 주요 전시회에서 '한화' 부스를 하나의 포인트로 삼으며 찾아보고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방산마케터의 미래는 밝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과장은 "현재 방산업계는 과거 대비 경쟁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로 홍보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대한민국 방산기술 고도화로 수출이 증가해 해외 대상 홍보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어 미래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방산 마케터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여러 분야에서의 경험과 공부를 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개인적으로는 해외고객들을 직접 만나보고 사업의 일선을 겪어본 후 해당 경험을 전시, 영상, 매체 제작 등 업무에 녹여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여러 분야에서의 경험과 다양한 관점에서의 사고는 어떤 방향에서든 결국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방산제품은 평화와 안전을 위해 기술과 제품 수출, 수입에 있어 정부의 관리를 받는 분야이기 때문에 전략물자 관련 기본 이해도 필요한데, 이는 업무를 통해서도 습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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