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는 이현숙씨(가명, 64)는 며칠째 병원 가는 걸 망설이고 있다. 그녀는 "떨어진 약을 받으러 병원에 가야 하는데, 밖에서 기침이라도 하면 주변에서 쳐다보는 시선이 따갑다. 병원에 가서도 혹시 다른 감염질환에 걸릴까 봐 겁이 난다"고 걱정했다.
문제는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만성질환자나 진료가 시급한 환자들이 진료를 미루다가는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질병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진료를 미루는 행위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현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은 평소 먹던 약이 떨어졌다면 병원 진료를 미뤄서는 안된다"면서 "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평소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평소 치료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심윤수 교수는 "코로나19가 금방 종료될 줄 알고 병원 방문을 잠시 미뤘다가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뒤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의사의 지시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복용 횟수를 감량할 경우 폐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픈 곳 있다면 참지 말고 국민안심병원에서 진료 받아야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기 걱정된다면 국민안심병원을 이용하자. 국민안심병원은 코로나19 감염 불안을 줄이고 안전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 방문부터 입원까지 전 진료 과정에서 호흡기 환자를 다른 환자와 분리해 진료하는 병원이다. 2020년 4월 13일 기준 전국 344개 병원이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국민안심병원인 한림대학교의료원(한림대학교성심병원,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호흡기 환자의 동선을 별도로 관리할 뿐 아니라 병원 진입 전에 호흡기 증상, 발열 등을 확인해서 코로나19 의심환자의 병원 내 진입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
또 호흡기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은 개인 보호구를 완비하고 철저한 위생을 지켜 다른 병실로의 감염 가능성 차단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병원 내 진입하고 확산될 수 있는 경로를 원천적으로 막은 것이다.
특히 한림대의료원은 지난 2월부터 IT 기술을 활용해 진료 예약단계에서부터 실제 진료까지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신속하게 구분할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은 이 시스템 개발을 위해 2월 초 코로나19 긴급 대응팀을 운영하고 의심환자 분류 체계를 구축했으며, ▲확산지역 방문 이력 ▲병원 선별진료소 진료 여부 ▲코로나19 검사시행 등 18가지 상황에 따라 환자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스템화 했다.
이 시스템은 선별진료소나 진료접수 상황 등에서 의료진에게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환자의 상황별로 대응방법을 제시해준다. 의료진은 이 시스템을 통해 환자가 코로나19 의심환자인지, 검사는 받았는지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한림대의료원 전 의료진은 이 실시간 IT 시스템을 활용해 병원 내 모든 진료가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병원 방문이 불가능하면 '전화상담처방'이나 '대리처방'
만약 환자가 병원 방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전화상담처방 및 대리처방'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의 경우 2월 26일부터 전화상담·처방 및 대리처방을 하고 있다.
전화상담·처방과 대리처방은 과거 병원 진료기록이 있는 만성질환자나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안정성이 확보되는 경우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현재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호흡기내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등 총 18개 진료과에서 전화상담처방과 대리처방을 하고 있다. 3월 한 달간 약 1500명의 환자가 전화상담처방 및 대리처방을 이용할 만큼 호응이 좋다.
이재준 한림대춘천성심병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병의 확산을 막고, 외래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환자를 위해 전화 상담·처방 및 대리처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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