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장기업 수익성 악화…5곳 중 1곳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0-04-09 13:10


지난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금성자산은 감소하고 차입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수는 2년 사이 2배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추가적 수익성 악화가 점쳐지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적극적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코스피 상장기업 685개사의 최근 5년간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685개사의 현금성자산은 2018년 142조원에서 2019년 131조7000억원으로 7.3%(10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중 절반이 넘는 355개사(51.8%)의 현금성자산이 줄며 전체 상장기업 현금성자산이 2년 연속 감소했고 감속 폭 역시 전년(-3.2%)보다 커졌다. 기업의 자산대비 현금 보유 비중인 현금자산비율도 2016년 9.3%에서 2019년 7.6%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한경연은 상장기업 현금성자산의 감소 이유를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9년 102조6000억원으로 2018년 137조7000억원 대비 25.5% 감소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가운데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19.4%(133개사)였다.

특히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상장기업 5곳 가운데 1곳(20.9%)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같은 상황이 3년 연속 이어진 부실기업인 한계기업은 2017년 28개에서 2019년 57개로 두 배나 급증했다.

한경연은 한계기업이 급증한 것에 대해 기업들의 매출은 정체됐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수익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상장기업 매출은 1190조3000억원에서 1151조8000억원으로 3.2% 감소한 것과 달리 영업이익은 111조3000억원에서 55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0.1%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8년 9.4%에서 2019년 4.8%로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이와 달리 기업들이 갚아야 할 차입금은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71조2000억원에서 236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8.4% 늘어났다. 한경연은 차입금이 증가하는 것과 달리 현금유입은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더욱 가중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기업들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99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한경연은 "재고자산 증가는 팔리지 않아 쌓인 '악성 재고'이며 영업부진과 함께 기업 현금보유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발 경제 위기로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존립의 기로에 선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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