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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나 BTS 에디션' 폭리 논란 경남제약, 노조간 갈등까지 연이은 악재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0-02-04 08:39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전격 발탁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경남제약 '레모나 산(이하 레모나)' 이 가격 폭리 논란에 휩싸였다. 광고모델이 된 BTS를 대상으로 '레모나 BTS 스페셜패키지(이하 스패셜패키지)'의 가격이 동일 용량으로 판매되던 기존 제품보다 30% 가량 비싸게 책정, 팬심을 활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제약은 고급 포장재와 수작업 비용 등을 고려해 가격을 구성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 차가 지나친 게 아니냐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내 노조 간 갈등도 예상되고 있어 업계에선 상장 폐지 직전까지 갔던 경남제약의 최근 '반짝 부활' 조짐이 다시 사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용량, 성분 차이 없이 단순 포장재 변화만으로 가격 급상승

경남제약이 기획한 레모나 BTS 스페셜패키지는 지난해 12월 2일 경남제약 온라인 쇼핑몰인 '레모나 프렌즈몰'과 BTS 글로벌 공식 팬 커머스 앱 '위플리'에 정식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큰 인기를 끌며 연일 품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BTS 스페셜패키지는 30개 들이 제품 8개(240포)로 구성돼 있으며 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경남제약이 기존에 판매하던 레모나 120포 들이 제품의 가격은 3만5000원이다. 스페셜패키지와 같은 용량인 240포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이들 간 가격 차이는 2만9000원이나 된다. 일부 BTS 팬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모델 기용에 따른 패키지 변화만으로 3만원에 가격 차이는 다소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온다.

BTS 팬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SNS 채널 등을 통해 "스페셜 패키지라더니, 가격도 스페셜하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을 광고 모델로 쓰기 위해 막대한 광고료를 지불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가격이 비싼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남제약 측은 이에 대해 "레모나 제품은 30개와 70개, 120개 들이 제품 3종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번 스페셜패키지와 동일한 30개 들이 기존 제품 1개의 가격은 9900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900원짜리 제품 8개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동일 용량의 기존 제품 가격은 7만9200원이고, 여기에 고급 박스와 스폰지·쇼핑백 가격과 수작업으로 일일이 포장하는 비용까지 모두 계산하면 오히려 저렴하게 가격 책정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BTS 스페셜패키지에 제공되는 레모나는 기존 레모나 제품과 용량 및 성분에 어떠한 차이점도 없다. 단순하게 내용물을 감싸는 포장지와 상품을 담은 박스 정도만 스페셜패키지 버전으로 변경됐을 뿐이다.

여기에 경남제약 측이 주장한 9900원 제품 8개를 구매한다고 가정하고 8개 제품 가격(7만9200원)과 BTS 스페셜패키지(9만9000원) 간 가격 차이를 비교해 봐도 1만9800원이기 때문에 가격 차는 여전히 크다고 볼 수 있다.

경남제약의 레모나 제품 관련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경남제약은 지난 2019년 11월 제품 외관에 BTS가 그려진 60포 하트캔과 120포 원형캔을 경남제약 직거래 약국에만 납품, 레모나를 통한 매출 확대를 기대했던 약국과 구매를 원하는 팬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남제약은 "초기 물량 부족으로 인한 조치였으며 현재는 도매상에도 판매가 진행되는 등 물량 공급이 원활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BTS의 팬층은 주로 10대와 20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의 소비 패턴이나 습관은 아직 미성숙할 것"이라면서 "청소년층에게 인기가 많은 모델을 기용해 한정판이나 스페셜 제품을 기존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기업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상장 폐지 위기 넘더니 이젠 사내 노조 간 갈등…바람 잘 날 없는 경남제약

지난 몇 년간 경남제약은 레모나의 부진과 경영진 횡령 및 배임으로 인한 코스닥시장 거래 정지, 금융위원회로부터의 분식회계 지적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려왔다.

1950년 경남제약을 창업한 양준호 회장이 지병으로 2004년 3월 별세한 이후, 양 회장을 비롯한 경남제약의 오너가 지분 70%는 2007년 HS바이오팜에 매각됐다. 하지만 이희철 HS바이오팜 대표의 분식회계 및 횡령 사실이 드러났고, 이 대표와 경영진 간 경영권 분쟁을 비롯한 소송공방이 시작되면서 경남제약은 사업 전반에 제대로 힘을 쏟지 못했다. 지난 2018년 2월 증권선물위원회는 경남제약 전 임원의 횡령·배임 등 문제로 검찰에 고발 조치를 취했고, 3월 상장적격성 심사를 위한 주권 거래 정지를 당했다. 같은 해 12월 경남제약은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기업 계속성과 재무 안정성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상장폐지 결정 처분을 받았다.

2019년 5월 420억원에 라텍스 기반 의료기기 기업인 '바이오제네틱스'로 인수된 경남제약은 안주훈·하관호 각자대표를 선임하고 개선계획 이행과 영업 지속성,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경남제약은 2019년 11월 새로운 이행내역서를 제출했고 위원회는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됐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 2019년 10월 BTS를 광고 모델로 전격 발탁하면서 매출 상승 및 실적 회복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경남제약의 2019년 3분기 기준 매출 구성은 일반약 40.5%, 레모나 등 의약외품 32.1%, 건강기능식품 20.3%다. 2019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325억원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레모나의 판매량이 지난해 11월 BTS의 모델 도입 이후 급증한 만큼 4분기 매출 확대는 연간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게 증권가의 반응이다.

경남제약 측은 "BTS의 모델 기용 이후 매출 규모가 3~4배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최근 터져나온 사내 갈등과 관련 회사의 개입 의혹은 경남제약의 실적 반등 불씨에 찬물을 끼얹는,악재 중의 악재라는 의견도 나온다.

1월 20일 금속노조 충남지부 경남제약지회는 '금속노조 탈퇴 종용 기업노조 가입 책동 경남제약 부당노동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회는 기업노조가 경남제약 지시로 금속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기업노조로 회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부·지회는 회사의 노조활동 지배 및 개입을 이유로 하관호·안주훈 경남제약 대표이사와 아산공장 관리부, 생산부 직원 등 8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고소했다.

이와 관련 경남제약은 상당히 억울하다는 입장. "회사는 기업노조 노조원이 40명이 넘었다는 사실을 교섭단체 확정 공고문을 보고 난 뒤에야 알았다"고 강조한 회사 관계자는 "기업노조 가입을 권유했다고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김 모 인사노무관리 부장은 보직해임했으며 임 모 관리부 사원은 징계에 처했다. 이번 일은 노동조합 간의 일로 회사는 관련이 없다"고 적극 해명했다.

한편 송영섭 금속노조 법률변호사는 "금속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회사 차원의 개입'과 관련해서는 일단 고소고발 조치를 취한 상태"라면서 "자율교섭기간 이후 대표 노조가 정해지면 상황에 맞는 대응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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