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생수업체인 풀무원샘물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본사 직원이 협력사를 상대로 수년간 유흥비는 물론 해외여행과 성매매 비용까지 부담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깨끗한 물'·'바른먹거리' 이미지에 흠집…뿔난 소비자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샘물은 담당직원이 협력사 측에 술값과 해외여행 경비 및 현지 성매매 비용까지 부담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월 수백만원에 달하는 창고 월세를 떠넘기고 운송 담당업체에 하역 부담까지 지웠다는 주장도 나왔다. 게다가 입찰 불공정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자 일부 계약을 해지했다는 '전방위적 갑질' 논란에도 휘말렸다.
해당 업체는 풀무원샘물을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 등으로 민·형사상 고소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풀무원샘물 측은 술접대 등 일부 사실에 대해서만 인정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보류하거나 부인했다.
30일 풀무원샘물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협력사측 제보에 따라 내부 조사를 시행했으며, 술접대 등 일부 개인 비위사실이 확인돼 지난해 12월 이미 퇴사 조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 성접대 및 개인 여행경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일이어서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는 답변을 내놨다. 성접대 비용 대납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임차한 창고비용을 운송 협력사에 부당하게 부담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아울러 하역비용과 관련해서도 "계약서에 따라 하역업무에 대한 비용을 지급했으며, 비용 지급 또한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명해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풀무원샘물이 그동안 소외계층에 대한 생수 후원은 물론, 환경보호 캠페인을 적극 진행하는 등 '바르고 깨끗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는 데에서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은 "다소 비싸더라도 정직한 이미지 때문에 풀무원 제품을 구매해왔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대외적 이미지만 관리하고, 정작 직원 관리에는 너무 소홀했던 것 아니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성매매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한 파장이 적지 않다. 관련업계에서 "주 고객층인 여성 소비자들의 분노를 살 수 밖에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풀무원 다른 관계사에도 '불똥'…논란 일파만파
풀무원샘물의 갑질 논란은 생수 뿐 아니라 풀무원 제품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불매기업 리스트에 풀무원을 포함시켰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
풀무원은 풀무원샘물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고 51%의 지분을 가진 네슬레 워터스측에 운영권이 있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풀무원샘물이 풀무원 브랜드를 사용하는 데다 이효율 풀무원 대표이사와 남승우 전 대표가 풀무원샘물 이사를 겸직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풀무원샘물은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수 시장에서는 70여개 제조사의 300여개 제품이 경쟁 중"이라면서, "시장에 '대체제'가 널린 상황에서 불매운동이 확산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국내 생수 시장은 연 1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으로 급성장한 상태다. 국내 먹는샘물 판매 1위인 '제주 삼다수'를 필두로 2위 업체인 롯데칠성음료 등 70개가 넘는 기존 생수 업체에 오리온과 LG생활건강 등도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여기에 풀무원 다른 관계사들의 과거 갑질 논란들까지 '소환'되며, 풀무원 제품에 대한 '전방위적인 불매운동'으로 불똥이 튄 것. 풀무원샘물은 풀무원 지분이 49%인 네슬레 워터스와의 합작회사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동일회사'로 인식되며 함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40대 주부 이모씨는 "겉으로 드러난 '착한' 이미지와 달리 그동안 풀무원 안팎에서 운송기사 및 점주들 대상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됐다"면서, "앞으로 아이들에게 풀무원 제품을 먹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본사의 갑질 논란이 대리점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다른 관계사로 확산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풀무원샘물의 대응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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