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스타전이 끝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순위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에서도 프로야구 순위싸움에 못지않게 5G세대(5G) 이동통신 시장 1위를 목표로 경쟁이 한창이다.
5G의 경쟁력은 누가뭐라고 해도 '속도'다. LG유플러스가 수도권에서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LG유플러스가 수도권 5G 속도 1등을 강조하면 할수록 '역풍'도 거세지고 있다. 수도권 외의 지역의 상황은 다르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역 프로야구팬들 중심으로 야구장에서의 5G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다. 불만의 화살은 대부분 LG유플러스를 향하고 있다. '수도권 외의 야구장에서 LG유플러스 5G 속도는 경쟁사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야구팬들의 불만은 과연 사실일까? 현지 IT 업체 등의 도움을 받아 7월 초부터 중순까지 전국 9개 야구장 앞에서 인터넷 속도측정 앱 벤치비(benchbee)를 이용, 이통3사의 30일간 평균 5G 속도를 확인해봤다. 5G 휴대전화에 벤치비 앱을 설치하면 해당 휴대전화의 통신 속도와 주변의 평균 통신 속도, 기지국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측정에 사용된 단말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모델이다.
수도권 4개 구장(잠실, 수원, 문학, 고척)에서 벤치비 앱으로 측정한 5G 평균 속도는 대부분 400~500Mbps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LTE 실제 속도가 평균 50~100Mbps라는 것을 감안할 때 5배 이상 빠른 셈이다.
주목할 점은 5G 속도에는 홈구장 어드밴티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통3사가 속한 야구팀의 연고지 구장내 속도를 보면 이해가 쉽다.
두산과 LG가 홈구장으로 쓰는 잠실구장 주변의 5G 평균 속도는 KT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왔다. KT는 KT 위즈의 홈구장인 수원은 물론 SK텔레콤의 홈인 문학(인천)에서도 5G 평균 속도가 가장 빨랐다. 반면 SK텔레콤은 키움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쓰는 고척 구장에서 평균 5G 속도가 가장 빨랐다.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수도권 4개 구장의 5G 평균 속도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지역에 따라 5G 평균 속도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광주 야구장에서 가장 빠른 5G 속도를 보인 곳은 SK텔레콤이다. 가장 느린 KT의 평균 속도보다 2배 이상 빨랐다.
광주를 제외한 지방 4개 구장에서 5G 평균 속도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느렸다. 특히 사직, 대구 등 영남권 야구장에서 통신 3사 중 5G 속도가 낮았다. (창원구장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지난 21일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대비해 18일 5G 기지국 구축이 완료, 30일 평균 5G 속도값을 구할 수 없는 만큼 속도 확인에서 제외했다.)
수도권 외의 야구장에서 LG유플러스의 5G 속도가 느린 것은 5G 기지국 구축 확대의 수도권에 집중 전략이 반영된 결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해 수도권만 집중하고, 지방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18일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광주 북구갑)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5G 기지국 구축이 수도권에만 집중돼 지역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했다. 김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21일 기준 전국에 설치된 5G 장치의 60%가 서울, 경기, 인천에 집중됐다. 이 중에서도 LG유플러스는 개통일을 기준으로 전체 장치의 약 94%를 서울 및 수도권에만 집중했다.
LG유플러스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커버리지 맵을 확인하면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5G가 거의 설치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지난 4월에 울릉도, 독도에 5G 기지국 구축을 완료했지만 LG 유플러스 커버리지 맵에는 이들 지역에 기지국 표시가 없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LG유플러스의 지역홀대론이 나오는 이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스마트폰 상용화가 100일이 넘었는데 5G가 터지지 않는 야구장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며 "이통3사가 프로야구를 테마로 한 5G 특화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이를 야구장에서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일단 5G 커버리지 관련 지역홀대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서비스 이후 수도권외에도 지역의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야구장의 경우 창원구장은 올스타전을 대비해 지난 18일 5G 기지국 구축을 완료했고 수원구장은 7월말까지, 부산(사직)구장은 8월중에 개통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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