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변화가 시작됐다. 기존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중심 사업구조를 새롭게 개편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되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린 가운데 미래신성장장동력 마련 차원을 위한 선택이다. 단순 제품 생산을 넘어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대응한 새로운 산업을 만들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를 방문해 현지 양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와 KDDI 경영진을 만나 5G 사업에 관현 협력 방안을 집중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일본 출장은 올들어 4번째다.
재계 한 관계자는 "5G 관련 사업 논의 자리에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는 것은 얼마나 관련 사업에 대한 육성의지가 강한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며 "글로벌 최초 5G 상용화를 이룬 한국과, 2020년 올림픽이라는 대형 이슈를 앞둔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5G 사업 안착은 '5G=삼성' 이라는 인식 확산에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G 관련 장비 산업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주요 미래먹거리사업으로 활용이 가능한 만큼 이 부회장의 관심도 매우 높다.
실제 이 부회장은 올해 첫 공식 사내 행사로 지난 1월 3일 수원사업장을 찾아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 경쟁력 확대를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5G 관련 산업과 함께 AI 산업도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해 항소심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 3∼4월 유럽과 북미 지역을 돌며 AI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점검한 데 이어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에 '글로벌 AI 연구거점'을 잇따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총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5G와 AI, 바이오, 전장부품 등을 이른바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꼽은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올들어 비메모리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며 '포스트 메모리' 전략도 제시했다.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비메모리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그는 "메모리에 이어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5G와 AI, 비메모리 반도체를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데이터'와 '데이터 활용'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5G, AI, 비메모리 반도체는 각각의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강자들이 존재하고 있으나 관련 사업을 모두 아우리는 기업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는 자신감도 작용했을 것이란 게 재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산업 전환기'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반도체,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사업자에 오르는 성과를 거둬왔다"며 "비메모리를 중심으로 5G, AI 등 사업에 과감한 투자하며 4차 산업 흐름에 대응한 삼성전자의 새로운 사업만들기 성패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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