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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느낀 그들의 가치와 자부심은 아마도 그들의 열정이 담긴 연구와 노력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2008년 정식으로 대한민국 맞춤정장 문패를 건 라바르카비스포크 테일러 하우스의 이름은 누군가에겐 익숙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낯선 이름일 것이다. 북촌의 삼청동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지는 벌써 9년이란 길다면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사람의 왕래가 잦지 않았고 지금도 한참 걸어 들어와서야 그 전경이 모습을 드러내는 비스포크 테일러샵 이기도 하다.
많은 집중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할 때 과연 한 달에 몇 벌의 옷을 만드는데 테일러가 집중하고 공을 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 라바르카비스포크의 테일러는 단지 20여벌의 옷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너무 많은 고객이 샵을 방문 하는 것도 원치 않고 청담동의 예복 샵과 같이 많은 고객이 줄을 서는 것도 원치 않는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청담샵이 웨딩컨설팅과 제휴관계를 맺더라도 이 테일러하우스의 비제휴 방향성은 어찌 보면 이 브랜드의 당연한 철학과 원칙 그리고 고집스러움을 잘 보여주는 대목일 것이다.
한 벌의 옷이 지어지기위해 많은 시간의 상담과 원단 선택에 공을 들인다면 체촌과 함께 몸을 감싸 안을 패턴 즉 옷의 형태를 구상하고 제도를 하는 것은 결과물에 대한 감동을 전재로 소비자와 테일러간의 암묵적인 약속이기도 할 것이다. 보통 영국이나 이태리에서 주문한 원단이 5일정도 후가 지나야 도착하고 한 벌을 준비하고 가봉과 완성단계를 거쳐 나오는데 한 달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가 된다.
원단 도착과 함께 이 테일러하우스의 놀라운 연구와 노력은 다시 시작이 된다. 국내에 존재하지 않을법한 세계적인 유려한 패턴으로 제도가 시작이 되는데 아마 옷을 좋아하는 높은 수준의 소비자라면 수트의 패턴이 얼마나 중요하고 모든 걸 좌지우지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기존 대부분 일반적 올드한 패턴의 옷을 입어왔다면 또는 지금까지 입고 있던 옷이 올드하다는 사실조차 인식하고 있지 못했다면 이 비스포크하우스가 지어내는 옷을 입어보고 기존에 옷은 아마 입을 일이 없어지는 사태가 벌어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안타깝지만 국내 대부분의 양복패턴은 일본에서 넘어오면서 그다지 혁신을 거치지 못해 결국은 많은 비스포크 샵의 옷들이 바느질 등의 퀄리티 차이는 있지만 패턴의 유려함과 혁신은 기대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예술작품과도 같은 이들의 유려한 패턴은 가히 입어보는 이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과 기쁨이 있다. 이는 단순한 감동이 아닌 이 브랜드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가는 발자취를 느끼고 연구와 노력의 결과물을 나 자신에게 선물하는 것이니 만큼 그 가치는 어찌 보면 가격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수 도 있겠다. 다시 말해 그 자부심을 입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나의 가치를 입증하는 순간이 아니겠는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명품이란 아마도 그 땀과 노력이 곁들여진 열정과 역사 그 가치를 인정하는 자세일 것이다. 라바르카비스포크 테일러하우스에서 한 벌을 지어내기위해 논의가 시작 될 때 마스터테일러와 유학파 디자이너와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이는 기분 좋은 신경전일 것이다. 새로운 패턴을 시도하려는 디자이너와 조금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세월에 적응한 마스터테일러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 아마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테일러조차도 이태리밀라노 에르메네질도제냐에서 쌓은 경험으로 인해 열린 사고방식과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자세가 젊은 대표 그리고 유학파디자이너와의 호흡에도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이는 국내에 없는 피렌체 패턴의 앞판과 뒷판 만을 제도하고 지어낼 수 있는 기술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유려한 패턴도 재단과 세밀한 공정을 통해 한 벌의 명품을 선보일 수 있는 역량이 아닐까싶다. 그 유려함의 가치는 흔하지 않고 매우 한정적이기에 귀하고 소중하며 많은 이들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아마도 라바르카비스포크 테일러하우스가 당시 조용한 삼청동 깊은 안길에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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