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계약서로 배우자 외도 혼쭐낸다?…상간녀 상간남 소송이 유일한 법적 대응책

'프리넙'(prenup)으로 불리는 혼전 계약은 부부 쌍방의 계약서로 주로 이혼하게 됐을 때 재산 분할에 내용을 담는다. 미국과 유럽에서 일반적이며 일본에서는 이를 활성화하려고 지난 2014년 프리넙협회가 설립돼 활동중이다.

미국의 억만장자나 할리우드 스타가 쓰는 것으로 알려지던 혼전계약서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와 관련한 법안은 발의된 적이 없다. 이혼소송을 진행하게 되면 혼전계약서가 무용지물 될 수 있다.

또한 혼전계약서에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양육권을 미리 정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법원은 양육권자와 친권자를 정할 때 부모의 의지보다 자녀의 이익을 먼저 따지기 때문이다.

이혼소송에서 등장하는 각종 각서의 효력이 제한적인 것과 같다. 혼전계약서에 "외도시 재산 100%를 상대에게 양도한다"는 조항은 언뜻 보기에 타당해 보이지만 실제 이혼소송에서 실행되기는 어렵다.

배우자 외도로 인한 피해를 법적으로 보상받는 방법은 상간자 소송이다. 배우자와 상간남 또는 상간녀와의 외도를 증명하는 증거가 있다면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해서 위자료 지급 판결을 받을 수 있다.

간통죄가 폐지된 후 상간자를 합법적으로 응징하는 유일한 방법이어서 배우자와 이혼하지 않는 경우에도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는 사진, 문자메시지, 녹음 등 증거가 중요하다. 위자료 소송을 진행하면 상간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불륜 관계를 부인하고 잡아떼기 일쑤다.

배우자가 불륜 관계를 실토하는 것을 녹음해두었거나 외도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다면 승소 판결이 쉬워진다. 외도를 증명하는 증거가 충분하고 배우자와 이혼하면 2~3천만원, 이혼하지 않으면 1~2천만 정도의 위자료 판결이 내려진다.

법무법인 SH 이혼가사팀(구 서화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위자료 액수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져 법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배우자 외도로 겪은 정신적 고통과 이혼 소송을 하느라고 들인 비용과 수고에 비해 액수가 크지 않은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혼전문변호사와 가사법 전문 변호사들이 구성원으로 되어 있는

법무법인 SH 이혼가사팀(구 서화법룰사무소)은 "마음이 앞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얻은 증거 때문에 오히려 법정에서 불리해지는 상황이 일어난다"면서 "이혼소송 과정에서 사실조회로 충분히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만큼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