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하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옥의 티다. 그럼에도 싱그러운 봄의 정취 속에 건강한 여가를 누리기 위해 많은 이들이 산을 찾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산행 후 '알 배김' 있으면 온찜질·스트레칭이 효과
평소 운동량이 적었던 경우라면 무리한 산행 후에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흔히 '알이 배겼다'고 말하는 지연성 근육통이 꼽힌다.
아울러 산을 오를 때에는 무게 중심이 비교적 낮아지면서 체중의 부하를 많이 받게 된다. 이로 인해 관절이 압박을 받아 관절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반면 하산 시에는 신체의 무게 중심이 높아 신체 불균형 상태에서 일어나는 낙상으로 인한 손상이 많고, 충격 때문에 관절에 크고 작은 상해를 입을 수 있다. 산은 평지가 아니라 경사도가 있는 지형이기 때문에 다리를 펴고 굽힐 때 근육의 근력 강도를 조절해줘야 하며, 신체의 전반적인 유연성과 균형이 중요하다.
을지병원 정형외과 이창훈 교수는 "평소 자신의 체력과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봄철 산행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신체균형과 유연성이 부족한 중장년층, 비만한 사람의 경우 산에서 내려올 때 자신의 체중에 배낭의 무게까지 가해져 무릎·발목의 관절과 근육 손상을 입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등산 전 충분히 몸 풀고, 산행 마치고 난 뒤에도 스트레칭
등산전에는 체조·스트레칭 등으로 충분히 몸을 풀어줘야 한다.
산을 오를 때 신체의 자세는 반드시 발 전체가 지면에 완전히 닿도록 해 안정감을 확보한 다음 무릎의 각도를 충분히 쭉 뻗으면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어중간한 무릎의 각도에서 체중을 이동한다면 무릎관절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내려올 때는 발바닥을 가볍게 지면에 접촉시키며 무릎관절을 살짝 굽혀 마치 발바닥에 스프링을 착용한 것 같은 탄력성을 주어 충격을 흡수하도록 한다. 시선은 서 있는 상태에서 발자국 앞에 둬 전신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행을 마치고 난 뒤에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과도하게 사용된 신체의 근육이 경직돼 지연성 근육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발목 삐끗' 발목염좌, 재발가능성 높아 제때 치료해야
산행 중 발목이 삐끗하는 경우는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해볼 정도로 흔하다. 이로인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발목염좌를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가능성이 높아 소위 말하는 '삔데 또 삐는' 고생을 하게 된다. 발목의 인대가 약해져 자주 접지르게 되면 발목 관절의 연골까지 손상을 받아 발목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발목염좌가 발생하면 인대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치료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발목염좌가 발생하면 초기에는 보조기를 이용해 일정 기간 발목을 고정시켜 부종과 통증을 줄여주도록 하며, 관절운동과 근육강화운동을 통해 늘어나고 부분 파열된 인대를 복구시켜 발목관절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치료과정을 거쳐야 한다.
을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이홍섭 교수는 "현실적으로는 발목을 삐었을 경우, 침이나 찜질 등의 방법을 사용해 통증 완화 후 아무런 치료없이 그대로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발목으로 생활하면 발목 관절의 만성 불안정성이 유발되고, 결국 발목관절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등산 마니아도 방심은 금물…발 피로감 누적으로 족저근막염 발생
초보자가 아닌 등산을 오래하는 사람들이 입게 되는 가장 흔한 부상 가운데 하나가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서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에 움푹 파인 곳)를 받쳐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족저근막 중 뒤꿈치뼈 부위에 반복되는 미세 외상에 의한 만성적인 퇴행성 질환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단순히 염증성 질환이라기보단 일종의 과사용 증후군으로 갑자기 운동량이 많아졌거나 오래 걸었을 때 발생하기 쉽다. 등산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 족저근막염이 자주 생기는 이유는 족저근막이 평지에 있을 때보다 산을 오르 내릴 때 더 쉽게 피로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다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느끼는 심한 통증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조금만 걷고 나면 사라져버리는 특징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1~2주간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족저근막 및 아킬레스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쉽게 완치된다. 산행 후에는 캔 음료 등을 차갑게 만든 후 발바닥 아치에 대고 문질러 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만성일 때는 산행 횟수를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동시에 아킬레스 건 강화 운동을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간혹 스테로이드를 해당 부위에 주사하는 경우,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돼 완치라고 여기지만 계속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족저근막이 점점 약해져 끊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6개월 이상 효과가 없을 때는 체외충격파 요법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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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안전 산행 '팁'
장비와 배낭은 최대한 가볍게 해 하중을 줄인다.
발목이나 무릎관절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꼭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충분한 심호흡을 하자. 산에 오르면서 숨이 차는 것은 운동량에 비해 산소와 혈액의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바르게 걷자. 바른 걷기는 건강한 산행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잘못하면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다.
마음만 앞서다 보면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너무 급하게 걷다 보면 쉽게 지쳐 중간에 등산을 포기하게 된다. 자신의 체력을 등산 시 '4', 하산 시 '3'을 쓰고, 나머지 '3'은 예비로 둔다고 생각하고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 간식은 틈틈이 먹는다. 평소보다 많은 체력이 소모되고 땀을 흘리게 되는 것이 등산이다. 날씨가 쌀쌀하다면 따뜻한 차나 물을 준비하고, 과자나 초콜릿 같은 열량이 높은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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