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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동호회·취미: 라페스타] 살사 리듬에 젖은 중년들 '살맛난다'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1-15 09:37


화려한 조명 아래 경쾌한 음악이 흐르는 댄스홀.

신나게 춤을 추는 여러 연인들 사이 송혜교와 박보검이 살사의 리듬에 빠진 채 쿠바의 밤을 보낸다.

이는 '송박 커플'이 출연하는 tvN 드라마 '남자친구'의 한 장면이다.

해당 방영분이 공개되면서 살사댄스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또다시 일고 있다.

신나는 댄스뮤직과 리듬에 몸을 맡겨 몰입하는 동안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살사댄스.

지난 주말 수도권의 한 동호회를 찾아 살사댄스의 매력과 궁금증에 대해 들어봤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떼아뜨로 뮤즈 델 꼬라손(Teatro Muse del cora-son)팀 소속의 유명 살사댄스 강사인 조쉬(왼쪽)와 뮤즈 커플이 살사의 한 동작을 선보였다.



발바닥 땀나게 추다보면 살이 쏙쏙…중년들의 '아지트'

늦은 토요일 저녁, 이국적이면서도 빠른 템포의 음악이 흘러 나오는 경기도 일산의 한 스튜디오.

적당한 조명 아래 수 십명의 남녀가 환한 미소와 함께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경쾌한 스텝을 밟고 있었다.

한 쪽에선 여성회원에게 정중히 춤을 청하는 남성회원의 모습이, 또다른 쪽에선 혼자서 열심히 스텝을 연습하는 회원의 모습도 보였다.

이 곳은 경기 북부지역 살사댄스 동호회 '라페스타(La Festa)' 회원들이 모여 정기 모임을 갖는 장소로, 이날 '정모'에는 평상시 참석인원 100명의 약 절반 가량이 자리를 함께 했다.

약 1000명이 가입해 있는 라페스타에는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이 활동중이다.

다양한 라틴댄스 가운데 이들이 유독 살사댄스의 매력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회원들은 다른 댄스에 비해 비교적 배우기 쉽다는 점과 복장 등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먼저 꼽았다.

동호회 운영진인 김진욱씨는 "기본 스텝 몇가지만 배우면 살사댄스를 출 수 있을 정도"라며 "몸치·박치인 분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 개인 편차가 있겠지만 약 6번 정도 모임에 참석해 연습하면 초급댄스를 출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초급자일땐 옷과 신발을 따로 준비할 필요없이 면바지나 청바지, 심지어 트레이닝복도 가능하고 운동화를 착용해도 무방하다"면서 "다만 어느정도 수준이 되면 전용구두를 신는게 좋다. 이는 회전 동작시 바닥의 마찰을 줄여 주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살사댄스는 장소의 구애도 받지 않는다. 음악만 있으면 운동장, 공원 등에서도 즐길 수 있다.

살사댄스의 또다른 장점은 정신적 안정과 신체적 운동 효과다.

김씨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추다보면 직장·가정생활 등에서 올 수 있는 우울감·피로감·스트레스 등이 해소되고 유산소 운동이니 만큼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 중년회원은 살사댄스를 배운지 6개월만에 8㎏의 체중감소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덤으로 상대방에 대한 에티켓도 배울 수가 있다. 커플을 이뤄 춤추는 살사댄스는 배려와 존중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같이 춤을 추고 싶을땐 상대에게 정중하면서도 예의있게 청하는 한편 반대로 거절할때에는 '싫다'라는 표현을 매우 완곡하게 표현한다는 것.

예를 들면 '지금 신발을 벗었다', '오늘은 피곤해서 그만 추고 싶다' 등의 말로 거부 의사를 밝힌다는 것이다.

커플끼리 몸을 밀착하는 동작이 있다보니 '향기' 매너도 필수다.

지독한 땀냄새나 입냄새, 과한 화장품 냄새를 피하기 위해 자연스레 개인 청결과 복장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과도한 스킨십땐 '블랙' 낙인…에티켓 장착은 필수

살사댄스에 대한 편견은 어떨까.

스킨십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춤의 특성상 성추행 등에 대한 우려와 다른 이성과의 신체접촉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일부 동호회에서는 간혹 이같은 불미스런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라는 게 동호회의 설명이다. 과도한 스킨십을 하게되면 강제 탈퇴되는 동시에 '블랙리스트'로 공유돼 다른 동호회 가입도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다.

아울러 살사댄스는 동작이 다양해 본인이 원하는 살사를 추면 된다.

꼭 정해진 동작을 해야 한다는 규칙이 없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범위에서 스킨십과 상대와의 신체적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신체접촉 우려에 연인끼리 부부끼리 동호회 동반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동호회 여성 운영진인 안동숙씨 역시 남편의 권유에 살사댄스를 처음 배우게 됐다고 귀띔했다.

동호회 '라페스타'의 장점으로는 저렴한 비용과 다양한 인간관계 형성이 꼽힌다.

이 동호회는 가입비와 월 회비가 없는 순수 지역 모임이다. 다만 정기 모임에 참석할때 7000원의 입장료만 내면 된다. 대부분 장소 대관, 음료수 구입 등에 사용된다.

또한 외부강사를 초빙해 댄스강습을 받기도 한다. 이날 정모에는 떼아뜨로 뮤즈 델 꼬라손팀의 뮤즈·조쉬 강사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스텝과 동작에 대해 선보였다.

안씨는 "소액으로 3~4시간 동안 신나는 음악과 춤을 즐길 수 있기에 가성비가 매우 훌륭하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의 지역민들이 동호회에 가입함에 따라 회원간 사업적 지원이나 정보 교류 등의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간혹 남녀간 좋은 만남을 유지해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최근 결혼에 골인한 커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들은 댄스라는 문화가 과거 '춤바람'으로 알려졌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러 사람들이 즐기는 '놀이 문화'였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강렬한 라틴음악에 고혹적이면서 섹시한 몸짓, 그들의 토요일 밤은 또다시 뜨거워졌다.


경기 북부지역 살사댄스 동호회 '라페스타' 회원들이 흥겨운 살사음악에 맞춰 댄스를 즐기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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