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경마전설 이규승의 마장산책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8-12-27 17:46


경마는 계속된다.

연말연시에도 쉼 없이 열리는 것이다.

전에는 혹서기와 혹한기에는 한 달씩 쉬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경주 편성과 개최에 지장이 있는 설과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는 '논스톱 시행'이다.

물론 경마장 별로 쉬기는 한다. 연말연시와 여름철이 그렇다.

지난주부터 3주 동안 부경, 서울, 제주 순으로 1개 경마장이 쉰다. 나머지 2개 경마장이 경주수를 그만큼 늘려 주 3일간 개최한다. 여름철 혹서기에도 마찬가지이다.

1년 52주 가운데 설과 추석 연휴 2주를 제외한 50주 모두 경마를 여는 것이다. 이로써 연간 마권발매일수가 무려 150일이나 된다. 1974년의 158일에 이어 사상 2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경마일수는 그동안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해왔다.

마사회는 1970년 겨울철 휴장기인 1월 3일부터 18일 사이에 6일간 신정경마를 개최했다. 이것이 사상 첫 동계경마로 기록돼 있다. 이를 시작으로 겨울철 휴장없는 경마개최가 이어졌다.


그뒤 1974년 들어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 4일(토, 일, 월, 화요일) 경마로 늘림으로써 연간 158일간 강행했다.

그 이듬해부터 주말과 주초경마를 유지하되 주 3일(토~월요일)로 줄였다가 1978부터 금, 토, 일요일로 조정했다.

1981년부터 경마를 '건전 레저로 육성하기 위해'라는 이유로 주 2일(토, 일요일)로 줄였으나 1982년부터 88올림픽 승마경기장 건설기금 마련을 위해 다시 주 3일(금, 토, 일요일)로 늘렸다는 사실이 마사회 발행 한국경마 60년사에 수록돼 있다.

1992년 한국 경마 사상 최대 경마부정사건이 발생하자 마사회는 경마혁신이라는 이유로 주 2일(토, 일요일)로 줄였다가 2005년 9월 부산경남 경마장이 개장하면서 주 3일로 늘렸다.

외국의 경우는 대부분 혹한기에 경마를 쉰다. 경마 종주국인 영국에서는 겨울철에 3개월간 휴장함에 따라 마주들의 자신이 보유마 수십마리를 몰고 중동지역으로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다. 미국은 북부지방은 휴장하고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만 연다.

겨울에 경주를 열면 경주로가 꽁꽁 얼어붙어 사고의 위험이 높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이면 경주로가 얼지 않도록 밤새 소금을 뿌린다. 그래도 얼어붙거나 폭설이 내리면 경마를 열지 못하는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입장객들을 되돌려 보내 집단 난동 사태가 발생한 적도 적지 않다.

마사회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겨울철 휴장없는 경마를 치르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경마장은 번갈아 쉬면서도 마권발매 일수만 늘리는 이유가 경마팬들을 위해서인 것 같지 않다.

경마를 사랑하고 베팅을 원하는 팬들이 많아서, 그들에게 경마를 즐길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근거는 눈에 띄지 않는다.

마사회가 발행한 한국경마 60년사에 보면 매출증대가 필요할 때는 경마일수를 늘리고 경마를 건전레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경마일수를 줄여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새해부터는 모든 경마정책에 경마팬을 우선으로 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래야 경마가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레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매출도 자연히 증가할 게 분명하다. 그것이 정도일 것이라는 생각이다.<전 스포츠조선 전문기자>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