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닥터]연골 손상은 '불치병'?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11-13 10:10




유재두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

평소 스포츠를 즐겨하는 직장인 백모(54)씨는 헬스장에서 스쿼트 운동 도중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대수롭지 않은 부상으로 생각한 백씨는 시간이 지나면 낫겠거니 생각하고 강도만 조절한 채 운동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무릎이 붓고 아프며 최근에는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심해져 필자를 찾아왔다. 백씨는 정밀검사 결과 '관절연골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관절연골은 넙다리뼈와 정강이뼈 사이의 무릎관절이 맞닿을 때 충격을 최소화 하도록 완충 작용을 하는 소위 '물렁뼈'다. 연골이 파열되면 통증이 발생하고 운동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연골 조직은 혈관과 신경이 없어 초기 손상을 감지하는데 민감하지 못하고, 조직 내에 세포 수가 적고 대사율이 낮기 때문에 재생능력이 떨어지는 특징을 가진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관절연골 조직이 손상되고 그 상태가 지속될 때 골관절염으로 악화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관절연골 파열은 대개 노화에 의해 연골이 약해지는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생각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스포츠가 생활체육으로 보편화 되면서 호발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연골 결손에 대한 치료는, 그동안 여러 가지로 연구 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특별히 가장 우수한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다. 또, 연골 상태와 크기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상황과 사람에 맞춰 여러 가지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우선 '미세골절술'은 국소 연골 손상의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연골이 파열되면 뼈가 노출되는데 이 뼈에 구멍을 뚫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구멍을 뚫게 되면 골수에 있는 피가 연골 손상 부위로 나오게 되고, 이 피 속의 골수줄기세포를 포함하는 성분이 새어나와 이 세포들이 분화해 연골을 재생하는 원리를 이용해 치료한다.

경제적이고 대개 관절경으로 수술이 가능해 시술이 간편하며, 단기 결과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재생되는 연골의 질이 떨어져 결손 부위가 클수록, 수술 후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발전된 형태로 미세골절술 시행 부위에 특수한 막이나 콜라겐 겔 형태를 이식해 연골 손상 부위에서만 재생이 원활하게 되도록 돕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다.


자신의 연골 골편을 일부 얻어서 결손부를 메꾸는 방법도 있다. 이를 '자가골연골 이식술'이라고 한다. 무릎 뼈 중 체중을 부하하는데 상대적으로 큰 역할을 하지 않는 부위의 관절연골과 연골이 붙어 있는 뼈를 떼어내 결손 부위에 메워주는 치료 방법이다.

연골의 질이 좋고 원래 자신의 조직을 사용해 1회 수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령 환자에게는 효과적이지 않으며, 병변 크기가 작은 경우 사용할 수 없고, 채취한 조직 사이사이의 연골의 질이 좋지 않다는 점이 단점이다.

'자가연골세포 이식술'은 우리 몸의 관절연골을 떼어내 실험실에서 배양한 다음 젤리 형태로 만들어 손상된 부위에 덮어주는 치료법이다. 실험실에서 배양해 많은 연골세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크기가 큰 병변에도 사용이 가능하고 어느 정도 질 좋은 연골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이 2차에 걸쳐 시행되고, 사용되는 세포가 이미 분화가 진행된 세포로 체외 배양 시에 다른 세포로 변화할 수 있고, 젊은 환자에게만 효과가 좋다는 것이 단점이다.

최근 시행되고 있는 줄기세포에는 '자가 줄기세포 치료'와 '동종 줄기세포 치료'가 있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는 골반의 장골능에서 골수 유래 간엽 줄기세포를 채취해 별도의 배양 없이 농축시켜 연골 결손 부위에 사용하는 치료 방법이다. 채취 및 사용이 간단하고 다른 부위에 비해 연골세포로의 분화가 용이하고 성장 인자가 같이 함유돼 있어 연골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종 줄기세포 치료는 다른 사람의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로 출산 후 탯줄에서 채취한 제대혈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상품을 만들어 연골 결손 부위에 적용한다. 골수를 채취하는 과정이 필요 없어 수술 시간이 절약되고 환자의 통증도 줄일 수 있으며, 도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관절연골 치료를 위한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지만, 가장 우수한 치료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없고, 각 치료방법의 적응증 및 장단점이 다르다. 따라서 환자의 나이나 연골 결손 부위와 크기, 슬관절의 다른 동반 병변 등 환자의 상황에 맞춰 그에 알맞은 수술법을 이용해야 가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재두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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