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되는 유류세 4종을 11월 6일부터 6개월간 현행보다 약 15% 인하하기로 24일 결정했다.
하지만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이 일반적으로 더 많은 유류세 인하 혜택을 더 누릴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리터(ℓ)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46원에서 635원으로 약 111원 낮아진다.
유류세 인하분이 그대로 소비자가격에 반영된다면 부가가치세까지 고려한 ℓ당 가격 인하 최대 폭은 휘발유 123원, 경유 87원, LPG 부탄 3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들어 휘발유를 한 달에 100ℓ 소비하는 경우 유류세 인하로 6개월간 최대 7만3800원(ℓ당 123×100ℓ)의 세금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유가 상승과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 자영업자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류세를 15% 인하해 서민·자영업자 유류세 부담을 약 2조원 경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사례 분석을 토대로 보면 유류세 인하 효과는 고소득층이 더 많이 누릴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2012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3월 유류세를 인하하고 난 뒤 2분기 휘발유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는 월평균 880원의 가격 하락 혜택을 누렸고 5분위(상위 20%) 가구는 월평균 5578원을 절감했다. 소득 상위 20%가 누린 혜택이 하위 20%의 약 6.3배에 달했다.
휘발유 소비가 많은 계층이 혜택도 더 많이 보게 되는데 고소득층이 자가용 승용차 등을 많이 이용하고 배기량이 큰 차를 보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유류세 인하가 실질적인 소비자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국제유가가 단기간 급등해 유류세 인하 효과를 상쇄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유가 하락 폭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대해 기획재정부는 "유가가 단기 급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외부 기관의 대체적인 전망"이라며 "이번에는 가격 인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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