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닥터]다리·허리 아픈 부모님, '고관절' 질환일수도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9-20 09:36




조우람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5년 전부터 다리가 땅기고 허리가 아팠다는 70대 김모씨. 아프다가 괜찮다가를 반복하더니 점점 통증이 심해져 바닥에 앉기도 힘들고 양반다리를 하면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견디기 힘들어져야 필자의 진료실을 찾아온 김씨를 검사해 보니, 고관절 연골이 변형되고 파괴가 심해져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고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하는 엉덩이관절이다. 골반을 통해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하며, 보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운동기능을 담당한다. 고관절의 손상은 관절의 가동범위에 많은 제약이 발생해 움직이는 것 자체로도 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며, 관절염의 진행이 장기화하면 좌우 다리 길이에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고령인구 증가로 김씨와 같은 고관절 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노화로 인해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 결국 고관절의 정상적 움직임과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통증이 나타나는 퇴행성 고관절염으로 이어진다.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양반다리 자세 시 통증이 있거나 앉고 서기가 힘들고, 걸을 때 뒤뚱거리거나 절뚝거린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앉았다가 일어날 때 쉽게 일어나기가 힘들고 한동안 절뚝거리고 나서야 제대로 걷을 수 있다면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관절 질환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다. 고관절 상단부인 대퇴골두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충분한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뼈가 괴사되는 질환이다. 혈액공급이 차단돼 골세포 괴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결국 관절이 파괴되고 속발성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소아기 등 이전에 고관절 부위에 감염을 앓았던 경우라면 연골이 손상돼 고관절 질환이 조기에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은 악물치료, 목발 사용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됐다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수술이다.

인공 고관절이 처음 개발됐던 시기에는 구조적, 기능적 한계가 컸다. 인공 고관절의 관절면이 마모되고, 마모된 입자들이 고관절을 삽입한 부위 주변의 뼈를 녹이거나 삽입물 고정을 느슨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인공관절의 수명은 10~15년 정도였다.


하지만, 고가교폴리, 지르코니아 세라믹 등 신소재를 사용한 인공관절이 새롭게 개발됨에 따라 현재는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인공 고관절을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7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낙상이 잘 일어나고, 대개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가벼운 낙상에도 고관절 골절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장기간 몸을 움직이지 못해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각종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면역력이 떨어져 폐렴과 혈전이 생기기 쉽고 이에 따라 뇌졸중이나 색전증 발생 등의 위험도 같이 높아진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평소 고관절을 아끼고 보호하는 생활습관을 들여야 한다. 적당한 운동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굽이 높지 않고 바닥이 두꺼운 신발을 신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육의 유연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스트레칭 운동과 근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한 보행연습도 필요하다.

또한, 골다공증을 악화시키는 당뇨, 신장 질환 등을 적극 치료하고, 비타민 D와 칼슘 등 골다공증 치료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아울러 미끄럽지 않은 실내환경을 만들고, 화장실 바닥에는 고무판을 깔고 손잡이를 설치해 낙상을 방지하는 것도 권장한다.

조우람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영상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