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변칙적인 방법으로 탈세 혐의가 있는 국내 학원가의 유명 스타강사와 금수저 출신 임대업자 등 고소득 사업자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한다. 조사 대상에는 이들 외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불법 대부업자, 인테리어업자, 지역유착 부동산개발업자 등도 포함됐다.
조사대상의 선정은 검찰·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수집한 과세자료와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을 토대로 진행됐으며, 조사는 조사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등 주변인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도 병행한다. 조사 과정에서 차명계좌 사용, 이중장부 작성, 증빙 서류의 파기·조작 등의 정황이 확인되면 즉시 조세범칙 조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주요 탈루 유형으로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경우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인테리어 비용 등 가맹점 개설 비용을 차명계좌로 송금하도록 유도하고 사주가 설립한 특수관계법인을 통해 식재료를 고가로 매입해 이익을 나눈 뒤 가맹점에는 가격이 인상된 식재료 매입을 강요하는 '갑(甲)질'이 대표적이다.
임대인이 부담해야 할 건물수리비 등을 임차인에게 부담시키거나 계약 연장을 미끼로 월세를 대폭 인상하고 임대료 인상분에 대해 세금계산서를 과소발행해 세금을 탈루한 갑질 부동산임대업자,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고가의 부동산을 통해 거액의 임대소득을 올리면서도 이중계약서 작성 등의 방법으로 임대소득을 탈루한 금수저 임대업자도 국세청의 조사 대상이다.
학원비를 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로 받아 은닉한 뒤 탈루 소득으로 고가의 아파트를 구입한 유명 스타강사, 다수의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세무조사를 대비해 현금매출에 대한 전산기록(POS데이터)을 주기적으로 삭제하고 현금매출을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관리하며 수입금액 누락하고 현금할인을 미끼로 세금계산서 등을 미발행하고 자녀 명의 위장사업장을 개설해 소득을 분산하는 기업형 음식점사업자도 주요 탈루 유형으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국세청 측은 "서민 업종과 관련된 고소득 사업자를 상대로 한 기획 세무조사는 언론 등에 공개되지 않았을 뿐 2005년부터 계속 해오던 것으로 최근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최근 5년간 총 5452명의 고소득 사업자를 조사해 추징한 세액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3년 6328억원이던 추징세액은 2014년 7059억원, 2015년 7712억원, 2016년 8125억원, 2017년 9404억원에 달했다. 추징세액의 증가는 탈루세액이 늘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국세청 측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검증은 최대한 자제, 축소하는 동시에 서민을 대상으로 불법·폭리행위를 취하면서 세금을 탈루하는 서민착취형 고소득사업자의 고질적·변칙적 탈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해 공평과세를 구현할 계획"이라며 "세무조사 결과 차명계좌 사용,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적인 조세포탈 행위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