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생산 방식이 바뀌고, 유통 성공 방정식이 바뀌었습니다. 소비자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일방적인 공급자 주도형 상품은 시장에서 외면 받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읽어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인플루언서(influencer, SNS 등에서 많은 팔로워를 통해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들이 새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동대문의 작은 매대에서 시작한 브랜드들을 유치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백화점들이 삼고초려할 정도입니다.
SNS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들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존 히트 아이템도 이들 손을 거치면 달라집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과감히 더하고 뺄 줄 아는 이들은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찾아내면서, 업계에서'귀한 분'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가 대표적입니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화장품기업인 로레알에 4000억원을 받고 스타일난다를 매각했습니다만 로레알이 계속 최고경영자(CEO)를 맡길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포츠조선은 이들 '핫' 인플루언서를 직접 만나 성공 비결을 들어보고, '핫' 트렌드도 따라가 봅니다. 독자 여러분의 질문도 사전에 받아 인터뷰에 담는 쌍방향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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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지난 7월 말 현대홈쇼핑 H몰에 입점하면서 깜짝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바로 '쥬시쥬얼리'의 박지수 대표다. 박 대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20만명에 육박하는 '패션 인플루언서'다.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박 대표와 만나, 인플루언서가 된 과정과 본인의 브랜드를 만들었던 스토리 등을 들어봤다.
박지수 대표는 고교 유학 시절부터 패션과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대학에선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석·박사 과정을 '디자인 마케팅'으로 공부하면서 사업적 감각을 키우게 됐다. 박사 과정 중 시간강사로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단기적인 브랜딩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 것.
그 중 한 곳인 모 병원의 브랜딩 작업을 도와주다 화장품 기획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풀타임 회사원'으로 생활하면서 취미로 인스타그램에 일상 등을 올리다가, 박 대표의 주얼리에 대한 '안목과 재능'을 아까워하던 주변의 권유로 소위 '투잡'을 하게 됐다. 초기에는 제품을 사서 되파는 '사입'의 형태로 진행하다, 결국 지난해 초에 '쥬시쥬얼리'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본격적인 제품 제작과 판매를 시작하면서, '교수님' 타이틀과 안정된 직장을 접고 '프리랜서 사업가'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초반엔 팔로워 수가 급속히 늘지는 않았지만, 희소성 있는 주얼리업계에서 인지도를 쌓아가며 인스타그램에서 18만3000여명에 이르는 팔로워를 확보한 '인플루언서'로의 입지를 다졌다.
물론 'SNS 유명인'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기도 한다. 박 대표가 대학 강의를 다니던 시절에는 주로 블로그에 일상을 올렸는데, 강의를 듣는 남학생들이 블로그를 내밀며 "교수님 맞냐"고 확인하는 통에 블로그의 수영복 사진을 모조리 지우기도 했단다. 또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많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이나 여의도 IFC몰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예전에 '애용했던' 트레이닝복 차림 외출은 꿈도 못 꾸게 됐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상의 긴장'도 자신이 좋아하던 일을 하기 위한 것인 만큼, 피곤함보다 즐거움이 더 크다. 박 대표는 "일상이 바쁘게 돌아가지만,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이는 일을 하는 것은 재미있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는 딸을 보면서, 내심 공부를 계속하기만을 바라셨던 부모님도 든든한 지지자로 바뀌었다. 박 대표는 "박사 과정이 수료 상태라 학위 취득을 위한 논문을 다음 학기엔 꼭 쓰려고 한다"면서도, "예전엔 그다지 반기지 않으셨던 어머니께서 요즘엔 판매 제품을 슬쩍 포장해놓으시기도 한다"면서 활짝 웃었다.
자신만의 '시그니처'로 승부해야
마케팅을 공부한 만큼, 박지수 대표의 '판매 철학'도 확고하다. 본인만의 '시그니처'를 구축하고, 타겟 고객층이 뚜렷한 만큼 정확히 파악해 니즈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
일반적으로 브랜드 시작 단계에서는 인플루언서별 개성에 따라 고객층이 세분화되지만, 하나 둘씩 판매 아이템을 늘려가다가 '종합쇼핑몰' 형태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의 쇼핑몰이 여러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 '종합몰'로 가는 것에 대해 장단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우선 여러 가지 물건을 구색 맞춰 판매하면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지만, 개성을 잃게 되는 한편 한 가지 제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모든 라인의 이미지가 무너질 수도 있는 '리스크'가 있다는 것.
박 대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주얼리' 제품에 집중해 전문 브랜드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제품 보관 및 검수가 어려운 의류와 달리, 액세서리의 경우 따로 사무실이나 창고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제작에 필요한 준비과정이 녹록지 않다. 박 대표는 "소재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쓰고, 주 고객층이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여성인 만큼 합리적인 가격을 우선시한다"면서, "제품 출시 전에 샘플을 상당 기간 착용해 착용감과 변색 여부 등을 체크한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체 팔로워 수가 판매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뷰티 관련 제품의 경우 여성 팔로워가 많을수록 매출이 올라간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또한 상품 질을 담보하지 못하면 팔로워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화려한 미모로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들이 본인의 브랜드 제품 출시 후 상품 관리에 서툴러 고전을 면치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여기에서 인플루언서 출신 판매자들의 성패가 갈린다.
박 대표는 "요즘 소비자들은 구매 제품에 대한 안목이 전문가 못지않다"면서,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세심한 것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완벽주의 때문일까 박 대표는 대형 백화점의 단독 팝업스토어 제안을 '보류'한 '전력'이 있다. 단독숍 형태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제품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한꺼번에 많은 제품을 확보하려면 무리수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앞으로 내실을 다져가며 규모를 키우게 되면 다시 한 번 도전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다음 달에는 유명 브랜드들의 국내 판매로 이름난 영국 브랜드 '웨스트아일랜드'와의 콜라보 작업을 통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박 대표는 "제품에 대해 만족하는 팔로워 고객들의 후기가 가장 큰 힘이 된다"면서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넘어왔던 SNS 플랫폼 대세가 유튜브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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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준비하시고 계신다고 들었는데요?
디자인경영을 전공중입니다. 박사논문이고, 인플루언서와 SNS 관련해서 브랜드들의 접합점에 대해서 쓸 예정입니다.
-새롭게 나올 디자인들은 어떤 건가요?
요즘 유행하는 골드체인 및 볼드한 디자인으로 조금 더 발전시켜 너무 캐주얼하지 않은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는 디자인으로 잡고 있습니다. 가을과 겨울이 오면서 진주를 사용한 디자인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제품 제작할 때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샘플 수정 등에 있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제품 하나가 나오기까지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항상 여러 가지를 체크해야 해서 그게 조금 어렵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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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통업계의 인플루언서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SNS가 곧 삶의 일부분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연예인 이상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H몰에 '훗(Hootd)' 이라는 인플루언서 판매 코너를 만든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인플루언서들에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온라인 구매 연령대가 점차 낮아짐에 따라 젊은 고객층의 신규 유입과 기성 브랜드와 차별화된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작업들이 인플루언서 셀러들의 사업을 키워주는 '인큐베이팅'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자 최근엔 국내 광고·홍보 업체들은 물론, 대형 유통업체 자체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업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인플루언서들과 기업들을 연결해주는가 하면, 직접 소속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꾀하는 곳들도 있다. 인플루언서들의 매니지먼트를 하는 경우 전반적인 대외활동이나 마케팅 과정을 일괄적으로 돕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 아이템 중 일부나 국외 마케팅만 전담하는 등 여러가지 형태의 매니지먼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인플루언서를 양성하는 기획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인플루언서 학교' 격인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를 운영하기로 한 롯데홈쇼핑은 1인 크리에이터를 직접 양성하며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내달 9일까지 아카데미 1기를 모집 중인 롯데홈쇼핑의 '1인 크리에이터 수업 커리큘럼'은 유튜브의 이해(트렌드, 수익 구조), 유튜브 분야별 벤치마킹 영상 분석, 유튜브 본인 채널 및 캐릭터 분석, 콘텐츠 제작 실습, 촬영/편집 스킬 교육, 현(現)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특강(발성, 스피치, 화법, 상품 카테고리별소구법) 등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강사는 현직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및 전현직 유튜버들로 구성된다. 특히 설문을 통해 참가자가 원하는 수업을 반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