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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장시간 근로 강요…쿠팡,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09-11 08:40


최근 쿠팡이 쿠팡맨과 근로시간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쿠팡맨은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쿠팡은 이들을 회사 경쟁력으로 적극 활용해왔던 만큼 양측의 불협화음은 회사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인해 쿠팡맨이 감소하거나, 쿠팽맨 충원이 어려워질 경우 제대로 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쿠팡은 지난 7월 '새벽배송' 테스트 서비스로 로켓배송 지연 사태가 잇달아 발생했고, 이에 따라 쿠팡맨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덩달아 쿠팡맨들의 처우와 혹사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쿠팡 노조)는 지난 6일 정의당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시간 노동과 현장의 감시통제,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연차휴가, 수많은 계약직 노동자의 이유 없는 해고까지 쿠팡은 근로기준법 위반의 온상"이라며 각종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 사례를 공개했다. 본사의 쿠팡맨에 대한 처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 발단이 됐다.

쿠팡 노조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말 9월 추석 연휴를 앞둔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쿠팡맨 전원에게 주 6일 근무하는 '블랙아웃데이'를 시행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해당 기간 연차휴가 사용도 제한하며, 운영 방침을 지키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노조 측은 "쿠팡맨은 1일 평균 10시간을 근무하고 있다"며 "블랙아웃데이의 시행은 추석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연장근무가 길어져 한 주에 70시간 넘게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70시간 근무는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추진중인 주 52시간 근로시간 도입을 역행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을 어긴 불법적 지시라는 설명이다.

쿠팡은 도·소매 판매물류업으로 근로시간 특례제외업종으로 1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도입된다. 다만 특례제외업종이라도 올해부터 주 68시간제의 제한은 받게 된다. 쿠팡 노조가 본사 블랙아웃데이를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쿠팡은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정부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지난 7월부터 노동시간 단축에 나서며 건전한 근로환경을 조성하는 듯 비쳐진 만큼 본사의 일방적인 블랙아웃데이 시행에 대한 노조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추석의 특수성은 인정하지만 쿠팡맨 인력 충원 등을 통한 근본적인 대처방안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쿠팡의 쿠팡맨수는 지난 8월 기준 3000여명이다. 쿠팡 측은 2015년 말 간담회를 통해 2017년까지 서비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쿠팡맨의 수를 1만5000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쿠팡맨의 수는 지난 2015년 3600여명 보다 적다. 쿠팡맨의 수가 줄어든 것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노조는 이날 쿠팡이 지난 7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쿠팡맨 실제 근로시간을 임의로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7월 수도권의 한 캠프에서 쿠팽맨의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이 초과하자 관리자가 강제 퇴근 처리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이같은 근무시간 조작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 노조는 추석 연휴를 앞둔 블랙아웃데이 기간 외에도 연차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도 근로기준법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쿠팡이 지난달 28일 쿠팡맨들에게 3일 전 신청하지 않은 연차 휴가는 무단결근 및 결근 처리 되며,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는 것이다.

쿠팡 측은 쿠팡 노조가 주장하는 근로기준법 위반 무시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추석 연휴에 도입되는 블랙아웃데이 시행은 명절 물량 배송이 집중되는 시기적 특성상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추석 기간과 설 기간은 이커머스 회사를 비롯해 한국 유통업계 종사자라면 모두 인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중요한 시기를 함꼐 해쳐나가자는 취지에서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 일부 캠프의 근로시간 조작의 경우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쿠팡이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새벽배송을 놓고 쿠팡맨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서울시 서초구에서 계속 테스트 중인 새벽배송은 오전 2시 30분부터 배송을 시작해 쿠팡맨들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최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저녁 있는 삶, 쿠팡맨은 포기해야 하나요'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쿠팡맨 혹사로 인해 로케배송 지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쿠팡은 쿠팡맨들의 반발과 여론의 질타로 서비스 확대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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