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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비망록 공개 "MB에 22억 줬다…고맙다는 인사도 안해"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8-08-08 08:06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인사 청탁과 함께 거액을 건넨 일지가 소상히 기록된 '비망록'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서 이팔성 전 회장이 2008년 1∼5월 작성한 비망록의 사본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7∼2011년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나 사위 이상주 변호사 등을 통해 이 전 회장으로부터 22억5000만원의 현금과 1230만원어치 양복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공개한 총 41장 분량의 비망록에는 이팔성 전 회장이 인사 청탁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 측과 접촉하고 금품 등을 건넸다는 내용이 소상히 담겼다.

이팔성 전 회장은 2월 23일자에 "통의동 사무실에서 MB 만남. 나의 진로에 대해서는 위원장, 산업B, 국회의원까지 얘기했고 긍정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했음"이라고 적었다. 진로로 적혀 있는 부분을 놓고 이 전 회장은 검찰에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회장은 2008년 3월 28일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그는 또 3월 23일 "이명박에 대한 증오감이 솟아나는 건 왜일까"라고 쓰기도 했다. 이어 같은 달 3일에는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없는 친구다"라며 "나중에 한 번 따져봐야겠다. 소송을 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할 것임. 나머지는 어떻게 하지"라고 적었다.

이날 법정에서는 검찰이 이 전 회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이 전회장이 금품 공여 내역이 적힌 메모지를 씹어 삼켜 없애려 한 일화도 공개됐다.


검찰은 "지난 2월 이 전 회장의 서재에서 수사관이 사람 이름과 금액이 적힌 명함 크기의 메모지를 발견하고 무엇이냐고 묻자, 이 전 회장이 입안으로 급히 씹어 삼키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로 지난달 30일부터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5일간 수면 무호흡증과 당뇨 질환 등에 대한 진료를 받고 퇴원한 후 처음으로 이날 법정에 나왔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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