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헬스가이드-대상포진]폭염에 약해진 면역력, 극한통증 '대상포진' 부른다!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7-26 11:15





'통증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대상포진은 어릴 때 걸렸던 수두 바이러스가 몸에 잠재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재활성화하면서 발생한다. 과거에는 60세 이상의 고령자나 수술 받은 사람, 암 치료 중인 환자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젊은층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여름 폭염에 면역력이 저하되며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의 조언으로 대상포진이란 무엇인지, 예방과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직장인 김모(50)씨는 최근 체력이 약해졌다는 생각이 들어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량이 적었던 김씨는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계속하자 약간의 근육통과 피곤함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1주일쯤 지나자 몸살감기의 증상이 나타났다. 며칠 지나며 차차 감기 증상은 나아진 듯했는데 어깨와 팔 등의 통증이 심해졌다. 이어 피부에 수포가 생기면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왔고,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은 김씨는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6~2010년 4년간 대상포진 진료인원을 분석한 결과, 기온이 높은 7월에서 9월 사이에 월별 환자 수가 월평균 환자 수보다 많았다. 특히, 8월에 진료를 받은 월별 환자 수는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1년간 매월 평균 4만5058명이 대상포진으로 진료 받았는데, 8월 평균은 5만478명이었다.

여름철은 냉방기 가동으로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크고 더위로 인한 피로누적과 체력저하 등으로 다른 계절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더위와 열대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도 여름철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9년 45만명이던 대상포진 환자는 2014년 64만명으로 연평균 7.3% 증가했다. 2017년에는 71만1442명으로 해마다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연령별 환자는 50대가 25.4%로 가장 많았고, 여성 환자가 60.9%로 남성(39.1%)보다 많았다.



◇원인: 면역력 저하로 체내 수두 바이러스 재활성화

어릴 때 감염돼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 바이러스'는 병이 나아도 박멸되는 것이 아니라 몸속의 척추신경 안에 숨어 들어가 비활성화 한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저하되면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하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수두바이러스가 재활성화 하는 기전은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나이가 들면서 세포면역력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잘못된 식습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수면부족, 무리한 다이어트, 환경오염 등 체력과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요인이 발병에 작용한다.

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수두의 유행이나 계절과 상관없이 발생한다"며 "나이가 들수록, 여성일수록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수두 또는 대상포진에 걸린 환자와의 접촉으로도 발생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발진 발생 후 7일까지 물집에서 바이러스가 분리돼 나올 수 있으므로 대상포진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휴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정상인 5명중 1명은 일생 중 한번은 겪는다"며 "85세 이상 노인이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은 50%, 대상포진에 한번 걸렸던 사람이 또 걸릴 확률은 5% 내외"라고 말했다.

◇증상: 감기몸살처럼 시작해 발진, 통증으로 진행

대상포진이 가장 잘 생기는 부위는 몸통이다. 주로 등에서 시작해 옆구리와 가슴, 복부로 이어진다. 다음으로는 얼굴 부위로 이마나 앞머리 또는 뺨에 주로 나타난다. 드물지만 목과 허리, 다리에도 나타나기도 한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마취통증 전문의는 "대상포진은 초기에 감기 증세처럼 시작해, 발열과 오한이 있을 수 있고 속이 메스껍고 배가 아프며 설사를 하기도 한다"며 "특징적 증상인 피부 발진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신경통, 디스크, 오십견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고 말했다.

흉부에 통증이 나타난 환자 중에는 상처 부위에 옷이 스치는 것조차 괴로워 옷 입기를 두려워하고, 얼굴에 통증이 발생한 환자 중에는 머리카락만 건드려도 통증이 심해져 소스라치게 놀란다.

대상포진 환자의 70~80%는 피부발진 수일 전부터 통증, 가려움증, 저린 느낌, 이상감각을 보이며 피로, 두통, 전신쇠약, 미열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흔히 피부발진 1주일 전에 나타나서 2~3일간 지속된다.

발진이 생기기 평균 4~5일 전부터 통증, 감각이상, 가려움증이 생기는데 이런 현상은 30세 이하에서는 드물지만 60세 이상에서는 대부분 나타난다. 통증은 쑤시고 찌르는 느낌이나 둔함, 무언가에 눌리는 듯한 무지근함, 따끔거림, 화끈거림, 저림 등이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은 대개 환부에 딱지가 형성되면 감소하기 시작한다. 간혹 통증이 없으면서 피부발진이 있는 경우와 피부발진이 없이 통증만 있는 경우도 보고된다.

통증은 대부분 발진이 소실되면 감소하지만,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발진은 다 나아도 통증은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이 상태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하는데, 만성화되면 평생 고생한다. 따라서 대상포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 나이가 들수록 세포면역력은 감소

대상포진은 대부분 임상양상(증상 및 징후)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물집도말 검사나 중합효소증폭반응(PCR), 바이러스 배양, 혈청 검사 등 다양한 정밀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드물지만 대상포진이 안구나 뇌 등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대비한 조치다.

이동훈 교수는 "눈과 안면신경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안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등과 협진이 필요하다"며 "이 경우 치료 목표는 통증 조절과 바이러스 확산, 2차 세균감염 억제, 포진후 신경통 등 합병증 예방 및 최소화"라고 말했다.

대상포진 치료는 통증과 물집에 대한 대증치료로 진통제와 항바이러스제 등을 투여하면서 휴식과 안정을 취해야 한다. 물집이 번지거나 터지기 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좋다.

발병 초기부터 바이러스 치료와 통증 치료를 함께 받으면 최소한 대상포진 치료 후 통증이 계속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찬바람을 쐬지 않고 목욕 시에는 물집을 부드럽게 닦아주는 게 좋다. 통증이 심할 때는 열습포 방법이 도움이 된다.

면역저하 환자의 경우 항바이러스제 주사치료가 필요하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도 다양한 진통제 및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시행하는 신경차단술 등을 이용해 통증을 관리해 줘야 한다.

3달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환자의 10~50%에서 발생하며 대부분의 환자가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에는 진통소염제를 비롯해 항경련제, 항우울제 또는 마약성 진통제와 신경차단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할 확률은 고령일수록 높아진다. 50세 이상에서는 20~50%, 60세 이상은 47%, 70세 이상은 73%에 달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려면 교감신경치료를 처음부터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이 발병했을 때 교감신경치료를 진행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이 치료의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발병한 지 한 달이 지나면 이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넘어간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경통으로 진전되면 대부분 어떤 진통제나 신경치료에도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의료장치를 통한 치료도 가능하다. 통증완화 전기자극장치인 '페인스크램블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무통신호를 뇌로 전달해 통증을 잊게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기기다. 피부를 통해 비침습으로 시술돼, 부작용 등의 우려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주로 신경병성 통증 즉, 대상포진, 수술 후 통증, 신경통, 디스크, 오십견, 관절 통증 등 근골격계 통증에 효과가 있다.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휴정 교수가 초음파를 보면서 대상포진 신경통 환자의 신경 차단술을 실시하고 있다
◇예방: 50세 넘으면 예방 백신 맞아야

50세 이상 장노년층은 발병 전에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맞아 두는 것을 권장한다. 대상포진 예방백신은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았다.

이동훈 교수는 "백신은 고령환자의 대상포진 발생 확률을 반으로 줄이고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 역시 3분의 1로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하는 백신은 2종류인데, 수두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제조한 생백신이다. 다국적 제약사인 MSD의 '조스타박스'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인 SK케미칼이 '스카이조스터'를 발매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다국적 제약사 GSK가 사백신인 '싱그릭스'를 출시했다. 이 약은 캐나다와 미국, 유럽, 일본에서 사용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고 있다.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 등 생백신은 50세가 넘어서 평생 한 번 맞으면 되고, 사백신인 싱그릭스는 2회에 걸쳐 접종해야 한다.

예방접종의 효과는 100%는 아니다. 대상포진 발생은 50%,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은 약 60%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즉, 백신을 맞아도 대상포진에 걸릴 수는 있지만,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가볍게 앓고, 포진 후 신경통의 강도도 덜하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백신을 맞으면 예방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60대는 약 60%의 예방효과가 있었지만 70대가 되면 40%, 80대는 20%로 감소했다.

예방효과는 최소한 3년까지는 확실하다. 예방접종 후 면역력도 5년 정도는 유지됐기 때문에 최소한 그 정도 기간은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온찜질이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대상포진 예방법>

1. 예방백신을 맞는다.

2.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3.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4. 과음을 자제하고, 스트레스를 줄인다.

5.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통해 건강을 유지한다.

6. 너무 힘든 여행 등으로 몸을 피로하지 않게 한다.

<대상포진임을 알 수 있는 특징적인 징후나 증상>

- 피부발진 약 1주일 전 통증 발생

- 신체의 좌우 중 한쪽으로만 넓은 띠 모양을 형성하는 피부 발진과 통증

- 다수의 피부발진이 모여 군집을 형성

- 피부발진 부위에 통증과 이질통(옷깃에 스치기만 해도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통증) 발생

- 피부발진 부위에 가려움증 동반

- 근력감소

미래과학 로봇 특강! 드론 날리기, 물놀이까지 '초중생 섬머 캠프' 선착순 100명!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