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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닥터]중년여성 근육통, '류마티스' 아닌 '쇼그렌증후군'일 수도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7-26 09:44




곽승기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58세 여성 최모씨는 몇 년 전부터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이 있었다. '갱년기라 그러겠거니' 넘겨왔는데, 지난해부터는 입안이 심하게 마르고, 안구건조증이 악화돼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 그러던 중 한 병원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고 필자를 찾아온 최씨는 혈액검사와 안과검사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됐다.

쇼그렌증후군은 눈물샘과 침샘 등 외분비샘에 원인 미상의 만성염증이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1933년 이 병을 처음 발견한 스웨덴 의사 헨리크 쇼그렌의 이름에서 병명을 따왔다.

일반적으로 침샘, 눈물샘이 파괴되기 때문에 입마름증, 안구건조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30~50%의 환자는 외분비샘의 기능장애 뿐만 아니라 관절염, 레이노 현상, 간 침범, 기관지염, 사구체신염, 혈관염 등 다양한 전신증상을 겪는다.

쇼그렌증후군은 류마티스 관절염 다음으로 흔한 자가면역질환이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10~15배 정도 많이 발생하며, 주로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 많이 생긴다. 국내 환자는 약 2만명으로 추산한다.

상당수의 환자는 입마름과 안구건조증 등의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병을 키우곤 한다. 만약, 중년 여성이 원인 모르는 입마름증, 안구건조증을 3개월 이상 겪으면서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을 함께 겪는다면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구강이나 안구에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이런 부작용을 보이는 다른 약물 복용 등)을 배제한 후 자가항체를 확인해 진단한다. 혈액검사, 침샘조직검사, 눈물샘 분비 정도를 확인하는 안과적 검사와 침의 양을 측정해 진단한다.

위에 소개한 최씨의 사례처럼, 자가항체 중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기준에 들어있는 류마티스인자의 양성률이 약 60~70%에 이르면 류마티스 관절염로 오진할 수 있으므로 이 병을 많이 다뤄 본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쉽지만, 현재까지는 쇼그렌증후군의 자연경과를 호전시키는 완치법은 없다. 증상을 완화시키고 합병증을 억제하는 것이 치료의 주된 목표다. 침과 눈물의 원활한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제를 사용하면 건조증상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 환자에게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은 이 병과 함께 다른 원인에 의한 안구건조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안과 전문의의 종합적인 진료를 거쳐서 치료받아야 한다.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이 증상을 다스리는 데 매우 중요하다. 우선 입안이 마르지 않도록 소량의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침의 양이 부족하면 충치 및 치주 질환이 증가하므로 하루 4회씩 칫솔질을 하고(식사 직후와 취침 전), 치과에서 시행하는 불소도포를 받도록 권장한다.

카페인이 많이 포함된 커피, 홍차, 녹차, 탄산음료는 구강에 자극적이고 이뇨 작용을 촉진해 입마름증을 악화시키므로 되도록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또, 피로감과 통증이 쇼그렌증후군의 특징임을 주지하고 평소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 범위에서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이뇨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등 많은 약이 구강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어떤 약물이든 투약 전에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아직 생소한 질환인 탓에, 환자는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요법에 의존하기도 하는데, 이는 꼭 피해야 한다.

최근 수 년 동안 발병기전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새로운 개념의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더욱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 질 것으로 의료계는 기대한다.

곽승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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