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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기간 중 치킨과 맥주 판매량이 늘었다고 한다. '치맥'과 함께 스포츠 승부를 관전하는 것은 한여름밤의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요로결석' 환자라면 치맥을 조심해야 한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요로결석 환자는 기온이 높은 여름철과 여름이 지나가는 시기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기온이 높은 7~9월에 요로결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생활환경의 변화와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요로결석의 평생 유병률은 11.5%로 10명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매스꺼움과 구토 등의 증세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서 맹장염이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요로결석일 가능성이 높다.
물 대신 시원한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것도 요로결석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맥주를 마시면 소변 양이 증가하고 시원하게 나오기 때문에 결석 배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많은 수분이 빠져나간 몸은 수분이 부족해서 오히려 결석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알코올의 섭취량이 증가하면 소변 중 칼슘과 인산염, 요산 농도가 증가해 결석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맥주 등 알코올로 인한 탈수 상황 외에도 칼슘과 수산염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물이나 약물을 과잉 섭취하는 경우, 대사이상과 통풍, 요로감염 등이 요로결석 형성을 촉진시킨다.
결석의 크기가 5㎜ 이하인 경우에는 소변으로 자연 배출 될 수 있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결석의 크기가 크거나 통증 및 합병증이 심할 때는 체외충격파 시술이나 외과적인 수술을 해야 한다.
요로결석을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요로결석에 의해 소변의 흐름이 막혀 신장에 물이 차는 수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신우신염과 패혈증 등 신장기능 저하로 인한 합병증도 우려된다.
요로결석은 복잡한 과정으로 생성되는 대사질환의 일종으로 10년 안에 재발하는 경우가 50%나 된다. 결석을 제거한 후에도 물을 충분히 마시고 대사검사를 통해 위험인자를 찾아내고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개선에 신경 써야 한다.
하루에 2~3리터의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소변의 양이 많아지면 작은 결석은 쉽게 배출된다. 또, 나트륨(소금 성분)은 요로결석의 발생을 촉진하므로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지나친 육식은 삼가고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먹어야 한다. 많은 단백질 섭취는 칼슘과 요산의 생성을 촉진하고, 소변을 산성화해 요로결석을 억제하는 구연산의 생성은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의 환자를 제외하고는 칼슘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 골다공증으로 복용하는 칼슘 영양제도 하루 권장량 범위 내에는 무방하다. 따라서 우유나 멸치 등을 금지할 필요는 없지만, 요로결석을 만드는 중요한 성분인 수산이 많은 음식이나 고농도의 비타민 C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조혁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