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 폐인체지방, 숨은 보석 될까?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8-05-24 10:26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7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율(자가보고)은 27.5%로 국내 비만 인구가 전체 인구 4명 중 1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증가한 수치로 이러한 비만 인구의 증가는 각종 질환을 유발하고 건강수명을 감소시키는 등 전 국민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 건강 문제와 더불어 비만 인구의 증가로 지방흡입술을 받는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유는 지방흡입술 등 관련 시술 후 발생하는 폐인체지방의 처리 때문이다. 지방흡입이나 이식, 지방 줄기세포 등의 시술 후 발생하는 폐인체지방은 소각되거나 하수구로 배출되고 있는데 이것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폐기된 지방도 잘 활용하면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폐기된 인체지방 100톤에서 약 20조원(1kg당 2억원)에 해당하는 인공피부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인체지방 1kg으로 세포외기질 3000mg(1억7000만원), 콜라겐 120mg(2744만원)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가운데 폐기된 인체지방을 고부가가치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진행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폐지방 재활용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지방자치단체 투자 프로젝트 지원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법령상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전량 폐기 처분해야 했던 폐지방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대구첨복재단)'에서도 폐지방을 활용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연구 개발에 속력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2016년 12월부터 폐지방에서 콜라겐, 지방줄기세포 등의 유효 성분을 추출할 수 있는 개발센터를 구축해 온 대구첨복재단은 해당 사업을 통해 폐지방을 고부가가치 재생의학적 원료로 재활용하는데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대구첨복재단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폐지방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폐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질병 전달 가능성도 줄일 수 있게 되어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환경적인 측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폐지방 재활용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지방보관 및 가공 사업에도 활용 가능해 젊고 건강할 때의 세포 및 유전자를 보관해 미래 유전자복원 치료를 위한 정보 보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방 보관 및 가공 사업은 2주 정도의 공정 과정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 가능하며, 줄기세포 배양 소재나 일부만 흡수되는 자가 필러 등 다방면에 활용할 수 있어 1kg 당 수억원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