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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랑중앙병원은 지난달 알코올 치료 상담전화 건수가 전년 동월대비 84% 증가하는 등 가족의 술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석산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알코올중독이 치료 받아야 할 질병이라는 인식이 늘어남에 따라 치료를 문의하는 가족들의 상담전화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알코올중독은 진행성 질병으로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알코올 중독이라는 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가족의 술 문제를 숨기거나 치료를 미루고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알코올 사용장애 평생 유병률은 12.2%로 주요 17개 정신질환 중 제일 높은 반면, 정신의료 서비스 이용률은 12.1%로 최저를 기록했다. 가장 흔한 질환임에도 가장 치료를 멀리하고 있는 셈이다.
알코올 중독은 중독자는 물론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의 정서나 태도 등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병'이다. 가족들의 고통과 노력에 상관없이 술 문제가 반복되면 심한 절망감과 우울함을 겪거나, 중독 문제가 대물림되는 경우가 흔하다.
알코올 중독자 가족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 중 하나는 중독자가 술로 인해 벌인 모든 문제를 대신 책임지며 희생과 헌신으로 상황을 극복하려 한다는 점이다.
김 원장은 "알코올중독에서 회복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돌봄이 아닌 자신의 음주 문제를 직시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냉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칠 대로 지친 가족부터 치유 받고 중독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사랑중앙병원에서는 전문 상담사 제도를 통한 가족상담과 함께 알코올 중독에 대해 이해하고 회복과정 중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처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가족집단 치료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