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의 부실한 애프터서비스(AS) 정책에 불만을 품은 차량 소유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포드 AS정책 개선촉구 온라인 서명 사이트 개설
25일 수입차업계 등에 따르면 '포드링컨 서비스 불만족 서명운동' 온라인 게시판이 최근 오픈됐다. 이 단체는 "포드링컨사의 고객에 대한 서비스품질 개선을 위해, 다시 말해 고객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위해 만들어졌다"며 "소비자의 힘을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포드코리아측이 '차량구매시 소모성부품 무료교환과 3년 6만㎞까지는 차에 들어가는 비용이 없을 것'이라며 구매를 독려했지만 실제로 소모성 용품에 대해 엔진오일과 엔진오일 필터만 무상교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 관계자는 "해당 기간동안 소모성이 엔진오일과 엔진오일 필터 뿐이냐?"며 "에어컨필터(케빈필터), 와이퍼 에어클리너(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필터), 와이퍼 등 다른 소모품은 무료교환에서 빠져 있다"고 전했다. 이어 "3년 6만㎞까지는 돈 들어갈 일이 없다고 해서 구매했지만 실상은 너무나 달랐다"며 "이는 포드코리아의 과대광고이자 고객 우롱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드코리아 측은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EMP(Essential maintenance program)는 추가적 혜택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사용빈도가 높고 중요하며 상대적으로 고객 비용부담이 높은 부품교환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유주 단체는 싱크3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2.3버전이 설치된 2017년식 차량의 경우 3.0버전으로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해줘야함에도 포드코리아측이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싱크3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차량 조작이 가능한 포드차의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음성 명령으로 전화통화나 폰에 저장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며 내비게이션 등을 작동시킬 수 있다. 그러나 국내 판매된 2017년식 모델에는 하위버전이 탑재돼 한글이 아닌 영문으로만 지원돼 국내 소유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들은 "업그레이드에 대해 지속적으로 포드코리아에 요구해왔지만 실시계획 여부를 밝히고 있지 않다"며 "일부 소유주는 스스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다가 오류가 일어나고 있고, 이를 수리하기 위해 50여만원의 모듈값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싱크3 업데이트 관련, 현재 본사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며, 조만간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소유주 단체는 포드 SUV 익스플로러에 장착된 타이어의 품질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사용기한이 얼마 되지 않음에도 청킹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포드코리아측은 즉각적인 타이어 교체가 아닌 선별적 교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장착된 타이어 4개 중 마모도에 따라 1개만 교환해주고 있다는 것.
단체 관계자는 "청킹은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발생할 경우 무조건 즉각적인 타이어 교체를 해줘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드코리아 측은 "타이어와 관련한 서비스 사항은 타이어 제조사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는 보증서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도 사전 공지되고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단체는 수입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부품 수급에 관련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차량에 사용되는 부품은 모델별로 최소단위 정도는 보유가 되어야 하는데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시킨 후에도 부품이 없어서 3~4주씩 기다려야한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부품 보유율은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유사한 비율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다만 고객들이 요청하는 서비스 내용에 따라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간혹 발행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해당 서명운동 게시판에 참여했다는 한 소비자는 "오죽하면 고객들이 이런 사이트를 만들었겠느냐"며 "차량 판매에만 급급하고 사후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후 해당 브랜드의 차량을 다시 구매하는 것에 대해 꺼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업계 "타 브랜드로 확산될까 예의 주시"
이같은 차량 소유주들의 온라인 서명운동에 수입차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한 목소리로 서비스 개선에 대해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움직임이지만 업체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 "서명운동이 다른 브랜드로 확대될 지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고객 불만들이 자칫 불매운동으로 확산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드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727대를 판매해 전년(1만1220대)보다 약 4% 줄었다. 포드코리아의 매출 및 영업익 등 각종 실적은 유한회사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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