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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 반대 엘리엇, 현대차에 '추가 조치' 요구… 현대차 "국내외 주주들과 소통"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8-04-04 18:09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계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번엔 현대차그룹에 '지배구조 개편 추가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따라서 이번 요구가 지난달 28일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추진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4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개사 보통주를 미화 10억달러(1조5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출자구조 개편안은 고무적이나,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를 위한 추가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3사의 시가총액(지난 3일 종가 기준)은 현재 73조5000억원으로 이 중 현대차가 34조8000억원, 기아차가 13조2000억원, 현대모비스가 25조5000억원 규모다.

엘리엇의 주장대로 1조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면, 3사에 대한 지분율은 1.36%에 불과하다. 다만 엘리엇이 보유한 각 사별 지분율은 공시 대상인 5%를 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지분율이 높지 않음에도 당장 현대차가 엘리엇 요구에 신경을 쓰는 것은 현대모비스에 대해 엘리엇이 적극 개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오너 부자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4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내놨다. 이 지분 매입에 앞서 현대모비스가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 분할하고, 이를 현대글로비스가 합병하는 사업 구조 개편도 진행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이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의 시작이자 핵심인데 엘리엇이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실제로 엘리엇이 '주주 가치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분할에 반대하고 외국인투자자나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소액주주가 이에 동조하면 분할이 무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은 대부분 각자 판단에 따라 입장을 결정하기 때문에 엘리엇의 주장에 모두 동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엘리엇의 입장 발표 직후 "향후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투자자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국내외 주주들과 충실히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일부터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의 타당성을 설명하기 위한 해외 IR(기업설명회)을 진행 중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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