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전설 박태종 기수 연일 고공행진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8-03-29 18:15


2016년 2000승을 달성할 당시의 박태종 기수(가운데).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 박태종(52) 기수가 젊은 기수들 못지않은 성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7일(토)과 18일(일) 박 기수는 15전 5승, 준우승 4회의 성적을 기록했다. 입상률만 73%에 이른다. 현재 박 기수는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현역 기수 54명 중 랭킹 12위다. 데뷔 32년차임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기록이다.

경마에서 기수는 체력 소모가 많다. 자신보다 10~11배가량의 몸무게가 나가는 말(평균 450~500kg)을 제어하면서 빠른 속도로 선두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대부분 스포츠에서는 50대를 넘기면 현역으로 활동하기가 어렵다. 골프, 크리켓 등 일부 80세에 근접한 기록을 가진 스포츠도 존재하지만, 이와 같은 종목들은 육체적 부담이 적다. 이를 감안할 때 50대인 박 기수가 달성한 1승은 새로운 기록으로 값진 평가를 받는다.

박 기수의 지난 선수 생활은 한국경마의 역사이자 기록이다. 박 기수는 지난 2016년 데뷔 30년 만에 50이 넘은 나이로 현역에서 뛰면서 2000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경마 최초의 2000승 달성이었다.

2015년에는 77승을 기록하며 서울 기수 중 톱3에 올랐다. 당시 1, 2위를 차지한 문세영, 조성곤 기수의 나이는 30대 중반이었다. '최초'라는 타이틀로 경마역사의 한 획을 긋기도 했다. 박 기수는 기수 통산 최초의 500승, 1000승, 1500승, 2000승을 달성해냈다.

그가 언제나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다. 2016년 박 기수는 2000승 달성과 동시에 9월 경주중 낙마로 또 다시 무릎 수술을 받아야 했다. 사실상 은퇴선고였다. 이미 박 기수는 부상 전 무릎수술을 3번이나 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의사 역시 "회복에만 최소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재활에만 매진, 영화처럼 6개월 만에 경주로로 복귀했다. 매일 새벽 4시에 출근하여 5시부터 경주마에 오르는 성실함이 있기에 가능했다. 박 기수는 평소 술, 담배를 멀리하고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드는 등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하다. 심지어 취미생활인 골프조차 카트를 타지 않고 이동할 때 걷거나 뛰어 다니며 운동한다.

박 기수는 "몸이 허락하는 한 지도자의 길보다 말을 계속 타며 팬들과 만나고 싶다"며 강한 현역생활의 의지를 보인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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