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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복의 건강만사]항생제는 '독'이 아닌 '약'이다!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2-08 09:55



건조하고 추운날씨가 이어지며 주위의 감기환자도 줄지 않고 있다. 기자도 얼마 전 목이 아프고, 콧물이 흘러서 병원 문을 두드리게 됐다. 여느 감기치료가 그렇듯 증상을 묻고 검진한 후 약 처방으로 이어졌다.

3일분을 처방한 의사는 "아침, 점심, 저녁 식사하고 30분 후 챙겨 드시고, 나아졌다고 생각되시면 처방약 다 드시지 않고 중간에 끊어도 됩니다"라고 복약지도를 했다. 이는 처방약 중에 항생제가 없다는 의미다.

'식후 30분...' 등의 지도는 병원 진료를 받을 때,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을 때 항상 듣는 내용이라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의사와 약사의 복약지도는 처방약에 따른 환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질환을 이겨낼 수 있는 최적의 공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처방약을 임의로 판단해 중간에 멈추지 말고 다 드세요"라는 이야기를, 또 다른 이는 "나아졌다고 생각되면 중간 끊어도 됩니다"라는 각기 다른 복약지도를 받는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끊지 말고 끝까지 다 먹으라'고 복약지도를 하는 처방약의 경우 '항생제'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최근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감에 따라 약을 오래, 많이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의사가 항생제를 처방하고 끝까지 다 먹으라고 지침을 내리는 이유는 질환의 원인인 세균을 잡기 위해서다.

한 전문의는 이에 대해 "처방한 약을 지침에 따라 다 먹으라고 하는 이유는 환자의 질환이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며 "원인이 되는 세균을 잡기 위해 필요한 양을 처방했는데 지시를 듣지 않고 중간에 복약을 중단하면 결국 질환의 원인인 세균이 다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증에 대한 치료제다. 문제는 세균에 의한 감염증이 아닌 경우에도 많은 항생제가 오남용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질환 중 하나인 감기는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 사용이 필요치 않다. 약 80% 이상이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든 감기가 항생제 처방이 필요 없는 건 아니다. 편도나 인두에 누런 삼출물(농)이 관찰되거나 고열과 압통을 동반한 경부 림프절 종창(염증)이 있다면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보고 항생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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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안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누렇게 고름과 같다는 것만으로 항생제 치료를 권하진 않는다. 치통과 두통 및 눈 주위 통증이 동반되거나, 누런 콧물이 10~14일 이상 지속되면 항생제 투여를 고려하게 된다.

감기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항생제 처방을 내렸다면 세균성 감염이라는 판단인 셈이다. 세균성 감염인데 항생제 처방을 거부하거나 처방약을 다 먹지 않고 중단한다면 오히려 병을 악화 또는 심화시킬 우려가 높다.

아울러 식전 또는 식후 복용을 지도 받았다면 되도록 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 이 같은 복약지도는 약의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지침이기 때문이다.

식후복용을 지시하는 약은 음식물이 있을 경우 효과가 높아지거나 섭취한 음식이 위점막을 보호해 속 쓰림 등 부작용을 감소시킨다. 일부 소염진통제와 철분제는 공복 복용 시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식후복용을 권장한다.

식사 전 복용을 지시하는 경우는 음식물로 인해 약 흡수가 방해되거나 식사 전에 복용해야 약효가 잘 나타나는 경우다. 위장약 중 위장관 내에서 젤을 형성해 위 점막을 보호하는 약의 경우 식사 전에 복용하면 식사 후 분비되는 위산과 음식물에 의한 자극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 받을 수 있다.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 늘 듣는 기본적인 지침이지만 주의 깊게 듣고, 지키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울러 의사나 약사로부터 지침을 받을 때마다 평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본다면 평소 잘못 알고 있던 정보도 바로잡을 수 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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