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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로강정, 프랜차이즈산업협회 탈퇴…"회원사 권익 대변 기능 부족"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01-23 15:14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을 대변하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협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는 등 회원사들의 불만이 늘고 있고 회원사를 탈퇴하는 업체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같은 움직임이 지난 19일 협회가 주최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간담회 및 신년 하례식 직후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가마로강정을 운영하는 마세다린이 지난 22일 협회에 공식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마세다린은 10년 전 협회에 가입했고, 정태환 마세다린 대표는 협회 수석부회장으로 역할을 해왔다.

마세다린의 협회 탈퇴 배경에는 협회가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부 관리감독기관의 눈치를 보는 등 '가맹본사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설립 취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데 따른 결과다.

정태환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절한 타협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 (중략) 공정위의 눈치를 보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전 쓰레기통을 강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19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조찬회를 진행했다. 조찬회는 간담회 형태로 이뤄졌고, 질의 응답시간도 마련됐다. 협회는 조찬회가 진행되기 전 김 위원장의 질의응답을 대비해 회원사를 상대로 질문자와 질문내용을 사전 검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대표에게는 불만사항을 이야기하지 말라는 식의 주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17일 공정위가 냅킨·쓰레기통·국자 등 필수 구매 품목이 아닌 물품을 가맹점에 강매했다는 이유로 가마로강정의 본사인 마세다린에 5억5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 부당함을 호소해왔다. 상생을 위한 노력마저 갑질로 오인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공정위가 갑질의 피해자로 지목한 가맹점주들이 가격이 저렴하거나 배송비 부담 없이 가격차가 크지 않아 비 필수 구매 품목을 일괄구매했던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해줬던 것이 정 대표에겐 큰 힘이 됐다.

정 대표는 조찬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김 위원장에게 "프랜차이즈는 쓰레기통 위치와 동선까지 파악해 고객과 점주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강매를 하는 기업이 아니다"며 프랜차이즈의 본질과 상생의 의미를 질문했다. 김 위원장은 정 대표의 발언에 "과징금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하면 다시 한 번 공정위가 신중하게 판단해 보겠다"며 "이의 신청에 대해 내린 판단에 불복한다면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모두가 겪는 비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다시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당시 회원사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협회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가마로강정건은 공정위의 조사방식이나 역할, 기능에 문제가 많은 사안"이라며 "협회가 자체조사와 진위여부를 파악 후 공정위에 불공정조사에 대한 시정을 요청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마세다린의 협회 탈퇴를 계기로 프랜차이즈업체들의 협회 탈퇴가 본격화 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갑질 논란 등 프랜차이즈업계가 전체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며 "협회가 회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것을 두고 업계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세다린 탈퇴를 계기로 협회 회원사 탈퇴 움직임이 본격화 될 가능성도 있다"며 "설립 취지에 맞게 업계 이익 대변을 위한 활동 강화를 통해 신뢰 회복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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