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가 허리를 망친다? 허리환자 53% 주로 앉아 일해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1-23 14:02





5년째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는 박모(31)씨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3년째 허리통증을 달고 산다. 직업상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다 보니 허리 근육이 약해진 게 원인이다. 그나마 점심시간에 했던 산책도 추워진 날씨로 인해 어려워져, 최근에는 퇴근할 때까지 자리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적도 많다고 한다.

척추질환은 험한 일을 하거나 오래 서서 일하는 경우, 노화와 사고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허리통증 환자가 늘고 있다.

척추·관절 전문 연세바른병원은 23일 허리통증으로 내원한 환자 161명(무작위 선정)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3.3%가 운전 등 '주로 앉아서 업무를 본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응답자 중 48.9%가 '하루 평균 4시간~8시간 앉아 있는다'고 답했고, 17.8%는 '8시간 이상 장시간 앉아 있는다'고 답해 앉아 있는 시간이 허리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됐다.

앉아있는 자세는 몸의 하중이 오롯이 척추 뼈에 실리면서 서 있을 때보다 약 40% 이상의 압력을 가한다. 여기에 다리를 꼬거나 자세가 구부정하면 허리로 전달되는 압력은 더욱 심해진다.

척추에 무리가 오는 것을 방치하게 되면 허리부터 엉덩이 부위 엉치 통증이나 종아리, 발 쪽으로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다리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빠지거나 다리를 저는 허리디스크나 협착증 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자세 영향을 많이 받는 척추질환은 평소 운동 및 자세를 통한 생활관리가 중요하다. 오랜 시간을 앉아서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은 딱딱한 의자보다는 푹신한 방석을 사용하고, 1시간에 한 번쯤은 자세를 바꾸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스트레칭은 깍지 낀 양손을 머리위로 쭉 뻗어 5초간 유지 후 다시 바닥으로 뻗어 5초간 유지한다.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는 몸의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 골반의 균형이 무너지고 척추의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걷기나 수영, 고정자전거 등 꾸준히 운동하면 척추 주변의 근육을 단련시켜 허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박영목 연세바른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하루 반나절 이상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 신경 압박으로 인해 척추 질환이 나타나기 쉽다"며 "허리나 엉덩이, 다리에 쿡쿡 찌르는 통증이 느껴지거나 앉아 있는 자세가 불편할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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