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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충치보다는 교합에 대한 인식 절실"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8-01-21 17:37


지난번에는 충치처럼 치통을 야기하는 교합의 문제를 다뤘다. 이번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임상 사례를 살펴보려 한다.

#1. 40대 여성 환자로 음식을 씹을 때마다 아프고 시려 우측 치아로는 음식을 먹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런 증상이 약 2주 정도 진행됐는데 심한 치주 질환이나 충치는 없었다. 교합을 검사해보니 위아래로 치아가 물릴 때 작은 어금니에 무리한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 특히 아래턱이 좌우로 음직일 때 작은 어금니가 옆으로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로 불필요한 힘이 가해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송곳니가 많이 닳아서 작은 어금니로 힘이 직접 가해지는 것을 막아주지 못해서였다.

그래서 상담을 통해 닳아 없어진 송곳니에 레진을 붙여 원래의 송곳니가 하던 기능을 회복시켰다. 이후 송곳니가 제대로 기능을 하자 작은 어금니의 충치 같은 통증이나 시린 현상이 없어졌다.

#2. 50세 여성 환자로 치아가 너무 시려 차가운 음식을 전혀 먹을 수 없고 차가운 바람만 불어도 통증이 왔다. #1의 경우처럼 심한 치주 질환이나 충치는 없었다. 교합 검사를 해보니 위 아래로 물릴 때 작은 어금니와 큰 어금니에 무리한 힘이 가해졌다. 또한 아래턱이 좌우측으로 움직일 때 작은 어금니와 송곳니에 교합 간섭이 생겼다. 이 경우도 #1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송곳니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작은 어금니와 큰 어금니에 힘이 가해지는 것이 문제였다. 송곳니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위아래 송곳니가 2㎜ 정도의 큰 간격이 있어 교정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회복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환자는 교정 치료를 원하지는 않았다.

필자는 교합 조정을 통해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것을 줄여주고 비록 송곳니의 기능은 회복되지 않더라도 앞니와 작은 어금니에 송곳니의 기능을 분담시켜 불필요한 힘이 어느 치아에 집중되지 않도록 조정했다. 그러자 환자의 불편감이 상당히 줄어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가 됐다.

#3. 70대의 남성 환자로 앞니가 심하게 닳아 없어지고 시린 증상이 있어서 신경 치료를 하길 원했다. 중등도의 치주 질환이 진행 중이었고 충치는 없었다. 교합을 검사해보니 송곳니가 닳아 없어지며 앞니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서 치주 질환과 교모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와 상담 후 레진을 붙여 송곳니의 기능을 회복시켜주고 치주 질환 치료를 동시에 시행했다. 신경치료는 하지 않았다. 이후 환자의 시린 증상이 없어지고 치주 질환의 진행도 막을 수 있었다.

#1~3의 예와 같이 부적절한 교합으로 발생한 문제인 경우 송곳니의 기능을 회복하거나 송곳니의 기능을 주변 치아에 분산시킴으로써 시림과 통증을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방 치의학의 발달로 충치의 문제는 많이 해결됐다. 하지만 아직 교합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치아가 시리고 아프다면 교합에 대한 문제를 우선 생각해 보는 인식의 전환이 현시점에서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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