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가장 덥다는 대서(23일)를 기점으로 삼복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과연 피서가 왜 필요한지를 실감케 하는 요즘이다. 더구나 올여름엔 장맛비마저 오락가락 지속되고 있으니 습한 대지가 찜통처럼 달궈지는 느낌이다.
글·사진=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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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고장, 충남 금산은 대한민국 웰빙기행지의 대명사격으로 통하는 곳이다. 특히 금강이 굽이치며 금산 지역 곳곳에 빚어놓은 수려한 물줄기가 여름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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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직소폭포(전북 부안군 변산면 실상길)
전북 부안은 산과 바다를 함께 여행할 수 있어 예로부터 인기 피서지로 통하는 곳이다. 변산 해수욕장은 국내 대표적인 해변으로 여름철이면 피서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부안은 바다 이상으로 아름다운 산과 계곡도 거느리고 있다. 그중 변산반도국립공원 내변산에 자리한 직소폭포가 명소로 꼽힌다. 직소폭포는 찾아가는 길부터가 아름답다. 계곡과 숲길을 지나면 소가 나오고, 폭포에서 이어지는 단아한 물줄기가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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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수기리 수락폭포(전남 구례군 산동면 원달리)
지리산은 뱀사골, 백무동, 피아골, 대원사계곡 등 도처에 깊은 계곡을 거느리고 있어서 인기 피서지로 통하는 곳이다. 특히 한여름 심산유곡을 흐르는 계곡수는 30초 이상 발을 담글 수 없을 만큼 차갑고 깨끗하다.
한여름 지리산자락에서도 유독 인기를 끄는 폭포가 있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기리 수락폭포가 그곳이다. 산동면 소재지 원촌마을에서 지리산 자락을 따라 4㎞ 정도를 더 들어간 곳에 자리한 수락폭포는 15m 높이의 낙차에 수량도 풍부해 여름철 이른바 '물맞이 폭포'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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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리 수락폭포는 물줄기가 떨어지는 곳까지 긴 턱이 이어져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데다 또 물을 맞는 곳, 물줄기 안쪽으로도 여유 공간이 있어 여러 명이 함께 물맞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지리산 심산유곡이지만 길이 잘 닦여 주차장과도 지척이다. 거기에 워낙 산이 깊다보니 가뭄에도 좀처럼 수량이 줄지 않고, 물줄기나 수온도 오랜 시간 물맞이를 할 수 있을 만큼 적당하다.
풍치도 빼어나다. 기암괴석 사이로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고, 주변에는 이끼류와 돌단풍, 소나무 등이 자라고 있어 멋진 경관을 담아낸다.
제주 서귀포 원앙폭포(제주 서귀포시 상효동)
제주에는 천지연, 천제연폭포, 정방폭포 등 여러 폭포수가 있다. 그중 물맞이로도 유명한 폭포가 있다. 서귀포 돈내코 계곡 원앙폭포가 그곳이다, 제주도에서 드물게 일 년 내내 물이 흐르는 하천인 서귀포 돈내코는 한라산 백록담에서 발원한 동산벌른내와 서산벌른내가 산록도로의 동쪽 끝지점인 제7산록교 아래에서 만나 하나가 된 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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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쌍의 폭포가 사이좋게 흐른다고 해서 '원앙'이란 이름도 얻었다.
서귀포시 동흥동 정방폭포 인근에 자리한 소정방 폭포도 물맞이와 해수욕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 피서지로 통한다. 제주의 대표적 물맞이 명소로, 7m 높이의 물줄기가 해안 바윗돌에 세차게 부딪힌 뒤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경기 포천 '비둘기낭 폭포'(경기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
경기 북부 한탄강변에는 멋진 주상절리 폭포가 있다.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 한탄강 인근에 자리한 비둘기낭 폭포가 바로 그곳이다. 비둘기낭 폭포는 30여 만 년 전 유출된 용암이 굳은 뒤 침식돼 이뤄진 주상절리 협곡과 동굴로, 천연기념물(제537호)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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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폭포는 유독 장마철에 진면목을 드러낸다. 평소에는 거의 말라 있다가 비가 온 뒤에야 폭포 물줄기가 그 모습을 선보인다. 때문에 요즘처럼 비가 잦을 때에는 물줄기도 더욱 볼만하다. 굉음과 함께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폭포수가 장관이다. 주변 숲 또한 원시림에 가까워 좀처럼 볕이 들지 않아 피서처로는 그만이다. 인근 산정호수 주변은 아름다운 호수 말고도 솔숲과 명성산의 암릉 등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