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의 요금제 경쟁이 한창이다. 데이터 중심의 반값 요금제를 내세우며 고객 유치에 나선 것.
유심 요금제는 별도로 사거나 갖고 있던 단말기에 유심을 꽂아 사용하는 상품을 말한다.
KT엠모바일도 지난 18일부터 500명 한정으로 데이터 10GB를 제공하는 월 4만9280원의 유심 요금제를 3만2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제휴카드로 가입하면 최대 1만원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
원래 가격인 4만7300원의 절반 수준인 2만7500원에 판매하며, 제휴카드 할인을 더하면 월 1만5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CJ헬로비전과 KT엠모바일, 유플러스알뜰모바일의 상품은 기본 데이터를 소진해도 하루 2GB씩 추가 제공하고, 이마저도 다 쓰면 속도 제한 조건으로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무제한 상품은 아니지만 기존 요금제에 500MB를 추가 제공하는 할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세종텔레콤의 알뜰폰 브랜드 스노우맨은 기존과 같은 가격에 데이터 500MB를 추가한 알뜰폰 요금제 4종을 8월 31일까지 판매한다.
알뜰폰 업계가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최근 정부가 전파사용료 면제를 내년 9월까지 1년 연장했고, LTE 정액제 요금 매출 중 알뜰폰 업체의 몫을 65%로 10%포인트 올리기로 한 것에 영향을 받은 듯 보인다.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혜택을 통해 가계 통신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유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프로모션은 효과가 단기적인 데다 대기업 계열 업체가 주도하면서 대다수 영세업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무제한 요금제는 수익 구조상 중소업체가 할인을 적용하기 힘든 상품인 만큼 대기업 계열 알뜰폰 업체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중소업체들은 대부분 데이터 제공량이 제한된 일반 요금제에 할인을 적용한다. 고객이 추가로 사용하는 데이터에서 할인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메우고 있다.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일반 요금제와 달리 반값 할인을 하더라도 추가 데이터 사용에 따른 수익이 없어 손해나는 장사를 감수해야 한다.
중소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무제한 요금제는 사실상 원가 대비 '마이너스'가 나는 구조인 만큼 중소업체로서는 엄두조차 내기 힘들어 고객 유치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최근 정부의 혜택을 바탕으로 알뜰폰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대기업 위주의 경쟁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는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