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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씨는 최근 뇌경색(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나타나는 뇌졸중, 허혈성뇌졸중이라고도 함)으로 입원한 아버지의 병수발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의료진에 따르면 '부정맥' 때문에 생긴 '뇌경색'이라는데 몇 년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던 아버지의 말을 흘려들었던 것 같아 후회가 크다.
최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최의근, 분당 강시혁)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2003~2013년)를 바탕으로 국내 심방세동 환자 1만846명의 뇌경색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발생 위험은 연간 3%에 달했고, 위험인자가 많을수록 발병이 증가했다.
강시혁 교수는 "심방세동은 증상이 가벼워 간과되는 경우가 많은데, 위험인자가 2개 이상인 경우 뇌경색의 위험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항응고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구조물 중 심방이 불규칙하고 가늘게 빠른 속도로 떠는 병이다. 가슴 두근거림이나 숨이 찬 증상을 주로 동반한다.
심방세동이 생기면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해 심장에 혈액이 고인다. 이 때문에 혈액이 엉겨붙어 혈전이 생기고, 심장 밖으로 나온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이 혈전이 뇌혈관으로 가면 뇌경색을 일으키는데 특히,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유발하는 뇌경색은 좋지 않다.
최의근 교수는 "심방세동은 심장 부정맥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0.67%에서 발견되며 특히, 연령이 증가할수록 더 흔해 60대에서는 3.0%, 70대에서는 4.2%까지 높은 유병율을 보인다"며 "가슴 두근거림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조기진단을 통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일본심장학회지(Circulation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