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진료 힘든 장애인들, 장애인치과병원으로 오세요~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7-04-19 10:24


22살 자폐 1급의 중증장애인 아들을 둔 보호자 김모씨(52)는 아들의 치과치료를 위해 동네치과의원부터 인근 치과병원까지 족히 5곳은 돌아다녔다. 대부분은 장애인을 위한 시설 및 장비가 없었고, 일부는 힘든 장애인 진료를 꺼리기도 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서울시 장애인치과병원'을 찾고서야 전신마취 하에 발치 및 충치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칫솔질이 어려워 구강관리상태가 나쁘고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구강질환이 심각한 경우가 많다. 중증장애인은 일반인과 달리 움직임을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간단한 스케일링이나 충치 치료에도 전신마취가 필요하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려고 해도 마땅히 갈만한 치과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스마일재단에서 실시한 2017년 장애인진료치과네트워크 조사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돼 있는 전국 치과 1만7000여곳 중 장애인 진료가 가능한 곳은 441곳으로 약 3%에 불과하다.

서울시 장애인치과병원은 중증, 정신 지체를 가진 장애인들이 비장애인처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 의료진과 시설을 완비하고, 활동 보조인을 통해 신체적 동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 거주 장애인들에게는 비급여 진료과목에 대한 감면(의료급여 50%, 건강보험 30%) 혜택을 지원하고 있어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금기연 서울시 장애인치과병원 병원장은 "중증장애인들의 구강상태는 매우 열악해 이미 많은 치아가 손상됐거나 통증을 참고 버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의사소통 및 행동조절이 쉽지 않아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는 치료가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시 장애인치과병원은 지난해 9월 행동조절 및 진료협조가 어려운 중증장애인을 위한 '전신마취 치과치료 One-Stop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전신마취에 필요한 심전도 검사, 흉부 X-ray 촬영, 혈액검사 등 사전검사를 받기위해 지역 병?의원으로 가야하는 번거로움 없이 병원 내에서 사전검사부터 치과치료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15년 보건복지부 장애인 현황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등록 장애인 39만3245명 중 중증장애인은 7만3300여명이다. 이 가운데 장애인치과병원을 알고 이용하는 환자는 약 7000명에 불과하다. 시설에 대한 안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금기연 병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이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공공의료사업의 혜택을 많은 장애인들이 누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전국에 거점별로 설치돼 있는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을 이용하면 중증장애인들도 구강건강을 유지하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중증장애인이 서울시 장애인치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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