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질주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가 한풀 꺾였다.
이처럼 승용차 분야 내의 SUV 점유율이 하락한 것은 2011년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이 부문 점유율은 2011년 19.3%를 시작으로 2012년 21.8%, 2013년 25.8%, 2014년 27.8%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 2010년 24만3906대였던 국내 완성차 업체의 SUV 판매량이 불과 6~7년 사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
2010~2016년 사이 현대차 베라크루즈, 쌍용차 카이런, 르노삼성 QM5 등 3종이 단종됐지만 현대차 맥스크루즈, 기아차 니로, 한국지엠 트랙스, 쌍용차 티볼리·코란도C, 르노삼성 QM3·QM6 등 7종이 새롭게 선보였다.
이처럼 새로운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고 세계적인 SUV 열풍, 저유가 기조, 여성 겨냥 신규 마케팅 등이 맞물리면서 SUV 판매는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다가 SUV 점유율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돌아섰고 올해는 더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1월 승용차 내 점유율은 31.9%로 작년 같은 기간 35.2%보다 3.3%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1월 내수 판매량도 2만7703대로 작년 같은 기간 판매량 3만302대보다 2599대(-8.6%) 줄었다.
SUV 인기의 하락 이유로는 최근 SUV 보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잠재 수요가 감소했으며, 유가 역시 상승세라는 점이 꼽힌다. 여기에 작년 말 출시된 현대차 신형 그랜저에 이어 지난 8일 선보인 현대차 쏘나타 뉴 라이즈 등 세단 차량이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도 SUV 인기 정체 현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UV에 대한 관심이 이대로 사그라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 현대차가 출시할 예정인 소형 SUV와 하반기 내연기관 기반의 기아차 니로 SUV 등 기대작이 줄줄이 시장에 나오며 반격의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SUV에 대한 고객의 관심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새롭게 출시될 소형 SUV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가 향후 SUV 시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