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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은 나무기러기를 쥐고 / 신부는 마른 꿩을 쥐었으니 / 그 꿩이 울고 그 기러기가 날 때까지 / 두 사람의 정이야 그치지 않으리'
신부 역시 혹독한 검증을 거쳤다. 혼례를 마치고 시댁에 당도하면 경험 많은 친척 여인들이 목욕을 시켜주면서 신체를 간색(看色)하여 처녀인지를 판단했다. 또한 연묵자자(戀墨自刺)의 흔적도 꼼꼼하게 확인했다. 사랑의 정표로 연인 간에 어깨나 허벅지 등에 문신을 하는 풍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갖가지 통과의례를 거치고도 일정기간이 지나야 부부로 인정을 받았기에 액막이에 유달리 신경을 썼다. 그 중의 하나가 바가지를 대문에 엎어 놓고 신랑이 밟아 깨뜨리는 것으로 음에 해당하는 지신(地神)을 놀라게 하여 훼방을 놓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이혼 건수는 10만9000건에 달한다. 이중 결혼기간이 5년 미만인 경우가 22.6%에 달했다. 따라서 '허니문 이혼'에 대한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 의학적으로 '허니문 해프닝'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생의 단 하루뿐인 첫날밤을 허무하게 보내는 허니문 해프닝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지나친 긴장이나 아내를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빗어지는 심인성 발기부전, 질 입구에서 사정해 버리는 조루증, 성급함과 테크닉 부족에 따른 여성의 질 분비물 부족, 질 입구 또는 일대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켜 수축하는 질 경련 등이 대표적이다.
새내기 부부들이 겪을 수 있는 통과의례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첫날밤을 수치스럽게 보낸 경우 남녀 모두 정신적 충격을 받아 지속적으로 성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날밤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면 속히 전문의의 조언을 받아 문제점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김재영(퍼스트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