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주요 백화점들이 판매중인 설 선물세트의 판매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의 명절 선물세트 판매가 역신장한 것은 이례적으로 부정청탁금지법의 후폭풍이 몰아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설 선물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 현대백화점의 15일까지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나 하락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상황도 비슷하다. 설 선물세트 본 판매를 진행한 지난 12~15일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1.6% 하락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강남점을 증축하고 하남점과 대구점을 신규 오픈하는 등 점포수와 영업면적 자체가 늘어난 덕에 하락 폭이 1%대에 그쳤지만 기존점만 놓고 비교하면 하락 폭이 3~4%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목별로는 정육 -1.3%, 수산 -2.7%, 농산 -1.8% 등 5만원 이하 세트 구성이 어려운 품목들은 역신장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2~15일 진행한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9.6% 상승했다. 다른 백화점들과 달리 일찍 설 선물세트를 판매에 나서며 정관장 등 건강식품 판매가 44.2%나 늘어난 것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경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과 비슷하게 굴비(-15%), 정육(-8%), 청과(-2%) 등의 품목의 판매량은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지난해말부터 부정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설 선물세트 판매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며 "단가가 낮은 선물세트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소비경기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실적 개선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