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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3 면세점 사업자 선정, 논란은 현재진행형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6-12-19 08:19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가 선정됐지만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순실게이트 연루 의혹이 사업자 선정의 당락을 좌우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과 연관이 있는 HDC신라면세점이나 SK그룹의 워커힐면세점이 탈락한 반면 미르재단에 기부금을 내지 않은 현대백화점이 1위를 차지한 것 때문"이라며 "그러나 롯데 등 사업자로 선정된 곳들 또한 최순실게이트와 연루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는 만큼 문제 소지가 다분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순실게이트 후폭풍 부나…논란 속 신규사업자 선정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차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서울지역 면세점 3곳은 롯데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이다. 관세청은 지난 17일 "최종 선정된 기업들은 최장 12개월 이내의 영업 준비기간을 거쳐 정식으로 특허를 부여받아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며 "중소·중견기업은 1회 갱신이 허용돼 10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그동안 "최순실게이트 관련 의혹을 받는 업체가 심사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관세법상 특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거짓·부정한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판정된다면 특허가 취소되고, 추가 사업자 선정은 없다"며 특허 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한 이유를 강조해왔다.

이는 최순실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서울면세점 추가 입찰' 자체가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 탈락한 롯데와 SK의 로비 결과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지난 9일 국회에서 통과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도 대통령 뇌물죄 혐의의 근거로 면세점 관련 의혹이 적시된 바 있다. 특검도 같은 맥락에서 이미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출국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3차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롯데면세점은 이후 최순실게이트의 후폭풍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롯데의 경우 대통령 독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이 서울면세점 추가 선정이 무관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향후 특검 수사나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실제 면세점 특허와 관련된 비리 사실이 드러날 경우 면세점 특허를 반납해야 한다. 수사와 재판의 최종 결과가 나오는데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최악의 경우 롯데는 큰 비용을 들여 고용·인테리어·상품 구매 등을 마치고 개장해 한창 영업을 하는 도중 다시 문을 닫을 수도 있다.

롯데면세점 측은 일단 사업자 선정 이후의 문제만을 생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측은 사업자 선정에 대해 "심리적 부담이 작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면세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에 임해주신 심사위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면세점보다는 자유롭지만 신세계면세점 또한 특검 조사 결과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신세계는 K-미르재단 출연금은 없지만 최순실씨 관련 의혹을 받은 화장품이 입점했다는 이유로 면세점사업자 선정 전부터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신세계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특검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관련 의혹들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져 낙관만 하고 있을 순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3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있어 최순실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탈락한 업체들이 '정경유착' 문제를 제기하고 나설 경우 상황은 최근 두 번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모두 사업권을 획득하며 면세점업계 3강으로 떠오른 만큼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측은 사업자 선정에 대해 "문화예술 관광 허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인정받은 것 같다"며 "센트럴시티 일대를 개별 관광객의 중심지로 만들고 그 수요를 서초, 강남뿐 아니라 전국으로 전파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풍에 흔들리기보다는 당초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밝힌 계획을 이행하는데 충실하겠다는 설명이다.

면세점 무한경쟁…제 살 깎아먹기 극복해야

업계 일각에선 이번 3차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이 면세점업계 전반의 시장 생태계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세 차례에 걸친 '면세점 특허 대전'의 결과,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수는 13개가 됐다. 치열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시장에 진입한 신규면세점 사업자들의 3분기(2016년 1~9월)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중구 신세계, 여의도갤러리아63, 용산 HDC신라, SM면세점(하나투어) 등이 모두 수백억원대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사드 등의 영향으로 유커(중국인관광객)의 방문도 눈에 띄게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가 면세점 사업자로부터 거둬들이는 특허수수료율이 최대 20배까지 뛰면서 향후 면세점 수익성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며 면세점 사업을 더이상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불리지 않고 있다"며 "출혈경쟁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제 살 깍아먹기식 운영이 치킨게임 형태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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