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25·여)는 겨울만 되면 유난히 '낮 술 했느냐', '볼터치가 과하다' 등의 말을 자주 듣는다. 그는 여고시절부터 '안면홍조증'을 겪고 있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이 같은 말을 하는 것도 번거로워 웃어넘기고 만다.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얼굴에 붉은 기가 심해지는 것은 그에게도 달가운 일이 아니다. 몇 년간 자가관리에 나서봤지만 큰 변화가 없고 주변의 오지랖에도 짜증이 나 올해는 본격적인 치료에 나설 계획이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겨울철 안면홍조가 심해지는 것은 추운 날씨에 자율신경계반응으로 혈관이 수축돼 체온을 유지하다가 따뜻한 실내로 이동하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면부종과 가려움증이 동반되며 악화되면 '주사'(딸기코, Rosacea)로 이어지기도 한다. 햇빛 등 외부자극까지 지속된다면 모세혈관 확장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임 원장은 "남성에서 검붉은 피부가 나타나는 것은 대개 알코올 때문"이라며 "심한 여드름이나 지루성피부염, 아토피피부염 등 본래 피부질환을 가진 경우에도 유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경우 원인이 되는 질환부터 치료하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홍조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나쁜 습관'을 제거하는 게 시급하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을 피하고, 사우나 등 급격한 온도변화가 나타나는 행동은 삼가애 한다. 술과 담배, 카페인, 초콜릿 등 자극적이거나 뜨거운 음식도 웬만해서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평소 피부 기초케어를 할 때도 순한 제품을 사용해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고 클렌징도 기본에 충실한 순한 타입의 액체형 제품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안면홍조가 심한 사람은 단순 관리로는 호전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적절한 레이저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 피부과에서는 대개 혈관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를 활용한다. 퍼펙타, 아이콘맥스G, 엑셀V 등 다양한 레이저 등이 대표적이다.
레이저 치료는 다른 피부조직에 자극을 주지 않고 늘어진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시술 후 별다른 불편한 없이 안면홍조증을 개선할 수 있다. 치료 후 즉시 세안이나 화장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바쁜 직장인에게도 적합하다. 환자의 체질이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4주 간격으로 3~5회 반복적으로 시술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임이석 원장은 "안면홍조 등 혈관병변 치료는 같은 시술이라도 의료진이 얼마나 세심하게 최적의 치료계획을 세우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자신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맞춤치료를 받는 게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