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 3년 만에 10만대 이상 팔린 모델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3위인 쏘나타부터는 아반떼, 포터와 격차가 큰 편이라 올해 베스트셀링카는 사실상 아반떼와 포터의 '2파전' 양상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아반떼와 포터 모두 연말까지 10만대 이상 판매하기는 힘에 부친 상황이다. 11월과 12월에 2만대 이상 팔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0만대 클럽' 모델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배출됐다. 2003년과 2004년, 2013년 단 세 차례만 없었다.
특히 쏘나타는 2000~2015년 사이 무려 13번이나 '10만대 클럽'에 올랐다. 아반떼도 처음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올랐던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차례나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세단 차종인 아반떼, 쏘나타를 비롯해 3~4개 모델이 한꺼번에 '10만대 클럽'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쏘나타와 아반떼 등 2개 차종이 10만대 클럽에 올랐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0만대 클럽'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국내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은 국내 최고 인기 자동차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볼륨카로서 해당 업체의 전체 판매를 견인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2013년 이후 3년 만의 일이고, 2005년 이후로는 두 번째로 '10만대 클럽'이 사라진게 된 이유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절벽과 현대차 노조의 장기 파업, 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이 맞물린 탓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시장의 판매량은 올해 10월까지 작년보다 2.1% 줄어든 710만6995대를 기록했다. 올해 6월 말 한시적으로 적용돼 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서, 수요를 앞당겨 쓴 만큼 하반기 내수부진이 더욱 심해진 측면이 있다.
이와 함께, 역대 처음으로 '포터'가 베스트셀링카 유력 후보에 오른 자체가 '불황'임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있다.
여기에 현대차가 올해 파업 기간 총 14만2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으며, 적기에 차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 것이 10만대 판매 차종이 사라진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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