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룡 포털' 네이버가 로봇과 인공지능(AI)를 앞세워 관련분야 선두업체인 구글과 애플을 넘어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이버는 목표 달성의 첫걸음으로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음성인식 비서인 '아미카'(AMICA)를 공개했다. 국내 1위 포털에서 종합 AI 기업으로 도약을 공언한 것과 같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생활환경지능 연구개발 박차
정보통신(IT) 기기와 대화를 통해 알아서 업무를 수행하고 필요한 것을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한다. 아이폰 시리즈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갤럭시의 S보이스, 구글의 새 스마트폰인 '픽셀폰'이 내세우는 AI인 '구글 어시스턴트' 등등이 대표적 사례다.
네이버가 생활환경지능 R&D 결과로 내놓은 것은 대화형 AI 엔진인 아미카다. 아미카는 사람의 말을 듣고 자연스럽게 답하는 AI다. 다양한 파트너 업체가 자사의 앱(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이나 하드웨어에 응용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아미카를 통해 채팅앱·TV·스마트카(미래형자동차) 등이 직접 사용자와 소통해 생활환경지능의 보급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창헌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미카가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칩셋인 아틱(ARTIK)에 이미 탑재됐고, 유통·식음료 대기업인 SPC, 유명 배달 앱 '배달의 민족', 인기 숙박앱 '야놀자' 등도 아미카를 기반으로 새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타트업을 참여시켜 생태계를 키우고자 '오픈 아미카 얼라이언스'란 연합체를 발족했다"며 "아미카 기반의 서비스를 만들려는 스타트업에 기술·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글로벌 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생활환경지능 R&D 결과로 아미카와 함께 자사가 개발한 첫 로봇인 'M1'도 선보였다. M1은 레이저 스캐너와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사무실·쇼핑몰·극장 등을 돌아다니며 고정밀 3차원 실내지도를 만든다.
자율주행차 통번역 앱 연구중
네이버는 아마카 이후 자율주행차 연구와 통번역 앱 '파파고'의 연구개발에도 나선다. 향후 AI 서비스가 가장 빨리 퍼질 수 있는 영역이 자동차와 통번역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송 CTO는 "자율주행 기술은 작년부터 소규모로 진행하다 올해 본격화했다"며 "위치인식·실시간 교통상황 인지·교통 시스템 고도화 등의 세부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최근 5년 동안 개발해온 자체 웹 브라우저인 '웨일'(WHALE·고래)도 올해 12월 베타버전(시험판)을 내놓을 예정이다. 간편 검색·팝업 정리·이미지 번역 등의 기능을 내세웠고 악성 코드 등에 대한 보안성을 강화한 게 특징으로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해 메모리와 전력을 아끼는 기술까지 갖추고 있다. 네이버의 웨일이 서비스될 경우 구글의 크롬과 정면대결이 불가피하다. 구글의 크롬은 웹 브라우저의 대표 성공 사례다. 크롬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주도하는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에 2008년 진출해 짧은 기간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AI를 앞세워 애플, 웹브라우저를 앞세워 구글과 정면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해진 의장의 지원 아래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개발 조직의 별도 법인화를 추진하는 등 R&D 강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