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는 청약 과열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 아파트 분양 시장은 급속하게 얼어붙으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 부동산의 정점에 있다는 서울 강남 지역은 경쟁률이 수백대 일로 치솟으며 청약자가 몰리고 있는 반면 일부 지방에는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것.
때문에 정부는 강남 등 일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자금이 몰림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검토 중이다. 투기과열지구는 2000년 초 도입됐다가 주택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2011년 말 강남 3구 끝으로 모두 해제된 상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부터 5년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이와함께 최근 각종 부동산대책에도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이어가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을 사실상 중단하며 부동산 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반대로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 분양시장은 엄동설한 한파를 맞았다. 지난달 충북 진천에서 진행된 270가구의 아파트 분양에는 1순위 청약자 단 1명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제천 소재 740가구 분양과 경북 김천, 경남 거제, 경북 포항 등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충북 청주 역시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견본주택을 개관하면 장사진을 이루면서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쉽게 뛰어넘었으나 최근에는 차갑게 식었다. 지난 4월 청주 테크노폴리스에서 분양에 나섰던 우방과 우미린은 2순위에서야 가까스로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청약 경쟁이 치열해 투기 과열지구 지정을 검토하는 것과 완전히 대비되고 있다.
정부는 미분양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전국 24개 지역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분양 사업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미분양 지역에는 충북 청주와 제천, 광주 북구, 경북 영천, 경남 김해 등이 포함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는 2014년 12월 2만565가구에서 지난해말 3만875가구로 증가했다. 지난 8월말 현재 4만1206가구로 늘었다. 20개월 만에 미분양 물량이 2만641가구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 서울은 2014년말 미분양 아파트가 1356가구에서 지난 8월말 현재 372가구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강남의 분양 과열을 해소하면서도 일부 지방의 미분양 한파를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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